[3분 Talk]"포크인 줄"..그레이, '쇼미5' 우승 기여도는 몇 점일까요

(서울=뉴스1스타) 강희정 기자 = 때는 '쇼미더머니5'가 한창 무르익어갈 때였다. 비와이의 무대 클립은 눈에 띄게 높은 조회수를 올리며 추종자들을 만들어냈다. "신성해진다", "하루라도 안 보면 눈에 가시가 돋는다" 등 감탄하는 반응 중간에 그 '포크' 얘기도 있었다. - "그레이, 포크인 줄. 비트 정말 잘 찍는다."

Mnet '쇼미더머니5'가 끝나고 나니 '어차피 우승은 비와이'라는 말이 제법 당연해 보이지만 중반까지만 해도 씨잼, 플로우식, 슈퍼비, G2, 면도 등 많은 실력자들의 쟁쟁한 열전이었다. 터닝 포인트로 말할 것 같으면 프로듀서 무대에서 4위로 내려앉은 사이먼 도미닉-그레이 팀이 비와이라는 래퍼를 만났을 때가 아닐까.

비와이야 원래 잘했다. 사이먼 도미닉-그레이 팀을 만나고 나서는 그 '잘함'이 두드러졌다. 시즌5에만 국한하자면 비와이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건 팀 미션인 '네가 알고 있던 내가 아냐' 부터였다. 그리고 'Forever', 'The Time Goes On+Day Day' 무대를 거치며 괴물 같은 존재로 떠올랐다. 그쯤 되니 비와이가 아닌 다른 래퍼가 우승한다는 게 '반전'으로 여겨졌다.

사이먼 도미닉-그레이 팀 비와이가 '쇼미더머니5' 우승을 차지했다. ⓒ News1star / Mnet

'쇼미더머니5'는 지난 15일 막을 내렸지만 그 영향은 여전히 지대하다. 20일 오후 7시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 기준 차트 1위는 비와이 'Day Day'다. 원더걸스, 여자친구가 뒤를 이은 가운데 비와이 'Forever'도 5위권 내 안착해 있다.

방송에서도 차트에서도 거대한 사랑을 받고 있는 'Day Day', 'Forever'는 그레이가 프로듀싱했다. '쇼미5'서 소개된 '니가 알던 내가 아냐', '맘 편히' 등도 마찬가지고, 넓히자면 사이먼 도미닉 '사이먼 도미닉'과 그레이 '하기나 해', 개리 '조금 이따 샤워해', 박재범 '몸매' 등이 그의 작품이다. 앞서 증명된 그레이 특유의 세련된 비트, 음악적 색은 그야말로 비와이에게 "맞춤 정장"을 맞춰준 셈이었다.

'쇼미더머니5' 결승에서 비와이는 직접 프로듀싱한 '쌈박자', '자화상 pt.2' 무대를 선보였다. 결승곡임에도 팬들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미적지근했다. 비와이는 '쇼미더머니5' 우승팀 공동 인터뷰에서 "'쌈박자'를 많이 좋아할 줄 알았는데 되게 싫어하시더라. '쓰레기'라고 하신 분도 계셨다"며 해당 반응을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그는 "곡을 만들 때마다 예상이 안 되는 곡을 만들고 싶어하고, 차별되는 뭔가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의도를 설명했지만 팬들의 열광이 없었다면 우승도 없었다.

그레이, 사이먼 도미닉은 AOMG에 소속돼 있다. ⓒ News1star / Mnet

비와이 본인이 체감할 만큼 '쇼미5' 결승 무대는 다소 아쉬웠다. 상대적으로 비와이와 AOMG(사이먼 도미닉-그레이) 팀이 합심해 남긴 역대급 무대가 부각된다. 온라인에서 공개된 비와이의 '쌈박자' 영상에는 "비트는 그레이만 만들자"는 댓글이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웃픈' 상황이다.

제작발표회날 취재진에서는 그레이가 비트를 찍는 어떤 경지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농담 섞인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그레이는 "원래 하던 대로 했다. '쇼미더머니5' 통해서 경지에 오르고 그런 건 아니었다"면서도 작년에 거절했던 '쇼미더머니' 섭외에 응한 건 "제 자리를 확고하게 증명하고 싶"어서라고 덧붙였다. 그는 원하던 대로 '쇼미더머니5'를 통해 실력을 증명했다.

비와이의 랩 실력에는 의문이 없다. 다만 '쇼미더머니5'의 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차지한 비와이 뒤에는 '4위먼 도미닉'에서 우승까지 온 AOMG가 있었다는 사실. 사이먼 도미닉, 그레이가 비와이를 우승시켰다고 볼 순 없지만 그를 역대급 무대와 함께 결승까지 데려다 놓은 데는 분명 두 사람의 공이 컸다. 그레이, 사이먼 도미닉과 비와이의 만남, 특히 'Day Day' 무대는 '쇼미더머니5'의 대표 얼굴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이가 비와이의 AOMG행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건 당연한 기대일지 모른다.

hjk070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