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코', 임 PD "논란조차 유의미하다 생각했다"
반이정 "이 프로는 현대미술의 대중화에 방점"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논란조차도 유의미하다고 생각했다."
대한민국 최초 시도되는 예술 서바이벌 '아트 스타 코리아'(이하 아스코)의 임우식 PD는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렇게 정리했다.
임 PD는 "대중은 예술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 예술에 대한 기사도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부분이 좋고 안 좋고 예술을 이야기하는 자체도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고 심정을 밝혔다.
30일 첫 방송을 앞둔 케이블 채널 스토리온의 '아스코'는 대한민국 현대 미술을 이끌 최고의 예술가를 가리는 아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아스코'는 순수 예술로 서바이벌을 할 수 있는지, 예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두고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CGV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임 PD와 심사위원을 맡은 유진상 계원 예술대 교수, 홍경한 미술 평론가 그리고 멘토 반이정 미술평론가가 모여 '아스코'의 논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다양한 장르, 하나의 평가 기준
임 PD는 15명의 도전자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회화, 조소, 비디오 아트, 퍼포먼스 등 장르의 다양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양한 장르를 어떻게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에 대해 임 PD는 "우리가 주는 미션은 특정 재료를 이용하라거나 표현 방법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우리는 주제를 던져준다"며 "1회 미션이 '예술에 대한 대중의 고정관념을 깨는 작품을 내라'였다. 각자 자신이 가진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불리할 수도 있지만 미션이 매번 다르다"고 덧붙였다.
◇시청자가 배제된 우승자 투표
예술과 대중의 접점을 찾는다는 임 PD의 프로그램 기획 의도와는 다르게 평가 방법에서 시청자 의견은 배제됐다. 기존의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 시청자와 전문 심사위원의 의견을 모두 반영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임 PD는 "대중가요이기 때문에 대중이 투표하는 부분이 있다. 저도 음악을 들으면 '이 가수는 노래를 잘하네'를 안다. 그런데 대중들이 작품을 보며 이 작품이 좋은지를 알까 하는 고민 때문에 시청자 의견을 배제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유 교수는 "대중이 보는 시각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접점을 찾으면 된다. 40%, 60% 이런 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짧은 제작 기간 괜찮은가
짧은 제작 기간도 도마에 올랐다. 예술가들은 명작을 남기기 위해 길게는 몇 년, 몇십 년 작품에 공을 들인다. 그러나 '아스코' 도전자들에게 주어진 평균 제작 기간은 4일이다. 반 평론가는 짧은 제작 기간이 도전자의 실력을 가리는 데 문제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시대 미술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도 한 부분이지만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데 더 많은 점수를 줍니다. 짧은 기간이긴 해도 그 조건에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요. 미션을 수행하면서 도전자가 탈락하는데 7할 정도는 미션을 잘 수행하지 못한 사람이 떨어지고 진행될수록 잘하는 사람이 상위에 올라갑니다. 이들의 이력을 하나도 보지 않고 뽑았는데 나중에 남은 분을 보면 국내 공모전에 당선됐거나 나름대로 평가받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술 서바이벌, 예술의 상업화인가
예술계에서는 서바이벌 형식으로 예술의 우열을 가리는 '아스코'가 결국 예술을 상업화하고 질을 떨어뜨린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반 평론가는 "경쟁 시스템으로 우열을 가리는 건 큰 문제가 아니다. 공모전, 미술 작가 프로그램이 굉장히 많다. (경쟁 시스템을 비난하면 예술계의) 이것까지 비난하게 된다"고 맞섰다.
유 교수도 앞서 진행된 제작 발표회에서 "공모전이나 선발심사, 국제교류 심사 등 1년에 100여 회 가까이 심사가 이루어진다"며 "그런 심사가 공개적이지 않아 대중도 그 기준이 뭔지 궁금해한다. 이런 부분을 공개적으로 진행해보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각종 대회로 수상작을 뽑는 예술계도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오히려 비공개 심사가 더 큰 문제라는 것이 유 교수의 지적이다. 유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예술계가 고수하는 '엄숙주의'를 탈피할 때라고 말했다.
"사회에서 대중의 수준이 많이 올라가고 있어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도와 잦은 여행으로 학생들의 문화적 경험치도 높습니다. 전반적 수준이 높아지고 요구도 많아졌어요. 그런 변화를 무조건 피할 수는 없으니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그걸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로 삼는 입장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홍 평론가도 "미술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자본주의, 상업화 등 나올 수 있는 얘기들이 허심탄회하게 나오는 것은 건전한 것"이라며 유 교수의 말에 동의했다.
반 평론가는 이날 '아스코'를 두고 '현대미술의 대중화'라고 정리했다.
"저는 이 방송이 현대미술의 대중화라고 봅니다. 그리고 아마 그렇게 될 것이에요. 이건 아주 중요한 가치입니다. 우리나라에 비엔날레가 연 4~5개 열리는데 자발적으로 감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거품과 격차가 너무 커요. 전공자와 비전공자의 격차가 너무 큽니다. 서바이벌 방송이 공정함을 전제로 방송에서 실제 미술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이 대중의 눈높이를 끌어올리는 것이고 그게 현대미술의 대중화죠. 이번 프로그램은 현대미술의 대중화에 방점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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