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 역사왜곡 논란에… "분명히 팩션이다"
24일 제작발표회
- 맹하경 기자
(서울=뉴스1) 맹하경 기자 = MBC 특별기획 월화드라마 '기황후'(연출 한희·이성준, 극본 장영철·정경순) 제작진과 배우들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 왜곡 문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
'기황후'는 원나라에 공녀로 끌려간 고려 여인 '기승냥'(하지원 분)이 원나라 황제인 '순제'(지창욱)와 고려 왕 '충혜'(주진모) 사이에서 사랑과 다툼을 겪으면서 최초의 황후 자리까지 오르는 과정을 그린다. 논란의 가장 큰 쟁점은 극 중에서 그려지는 충혜의 모습이다.
고려 28대 왕 충혜는 역사 기록에서 악행과 폐륜을 저지르고 향락에 빠져 산 폭군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당초 극본에서는 자주적인 왕으로 묘사하는 등 미화를 시도해 입방아에 올랐다. 이에 제작진 측은 충혜를 가상인물인 '왕유'로 변경하는 등 역사왜곡 논란을 피해가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했다.
2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황후' 제작발표회에서 극본을 쓴 정경순 작가는 "드라마가 다루는 '기황후' 인물에 대한 역사적 사료가 거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 작가는 "이름조차 남아있지 않아 '기승냥'이란 이름도 직접 지을 정도로 정보가 없어 역사적 인물을 따오긴 하지만 허구적 인물을 섞어야 했다. 그 부분을 자막으로 분명히 밝히려고 계획하고 있었다"며 '팩션(fact+fiction)'임을 강조했다.
연출을 맡은 한희 PD도 "최근 역사 왜곡 논란과 우려의 시선이 많지만 이번 작품은 실존 인물, 실제 사건, 허구의 이야기가 섞인 것"이라며 "애초 의도도 역사적 발자취를 더듬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에 의한 이야기다"고 덧붙였다.
역사 왜곡 논란은 충혜 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주인공 기황후 역시 원나라에 공녀로 끌려간 뒤 황후의 자리까지 오른 인물인 것은 맞지만 이후 고려 정복을 시도하는 등 부정적인 기록이 있다.
첫 방송을 시작하기 전부터 역사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선 상황은 배우들에게도 부담이 될 터였다.
'왕유' 역의 배우 주진모는 "외부에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배우의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기를 잘하는 것이다. 맡은 배역에 얼마나 흡수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왜곡 논란보다는 극 중 인물관계 형성과 사랑의 감정 등을 표현하는 데 집중한다"고 심정을 밝혔다.
배우 하지원은 "황후가 되기까지의 과정 중 느끼는 고난과 시련, 고려의 왕과 원나라 왕 사이에서 벌어지는 아픈 사랑 등을 그리는 내용이다"며 "승냥이가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면모, 감정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지창욱이 맡은 승제 역할도 캐스팅 단계부터 구설수에 올랐다. 원나라의 황제로 변발을 설정하면서다.
주창욱은 "변발이나 의상에 대해 논란이 있었던 것을 안다"면서도 "작품은 허구와 가상을 섞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왕 역할이지만 사람의 원초적인 감정인 사랑, 욕심, 두려움 등을 보여주기 때문에 대본만 봐도 상당히 재미있다"고 덧붙였다.
악행의 미화, 변발 설정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기황후'는 고려의 한 여인의 사랑과 투쟁을 50부작에 걸쳐 담는 대작이다. 지혜와 냉철한 판단으로 원나라 대제국의 제1황후에 등극하는 여인의 일대기로 역사 속 기황후와 충혜, 순제 등 인물을 재해석했다. 28일 밤 10시 MBC에서 첫 방송된다.
hkmae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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