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나 "'신의' 배우들 그렇게 구석에 있지 말아요"

고 김종학 PD 빈소 방문 후 애통

故 김종학 PD의 빈소가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날 오전 김 PD는 경기도 분당구 야탑동의 한 고시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981년 MBC '수사반장'으로 데뷔한 고 김 PD는 모래시계, 여명의 눈동자, 태왕사신기 등 굵직굵직한 드라마를 연출해 한국 드라마의 거장으로 불렸다. 발인은 오는 25일 오전 8시. 2013.7.2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고(故) 김종학 PD와 여러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춘 송지나 작가가 고인과 '신의' 배우들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송 작가는 24일 오전 자신의 공식홈페이지 '드라마다'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을 올렸다.

송 작가는 "빈소에 다녀왔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좀 전에 제가 앉아있던 자리에는 20여년 전 '여명의 눈동자'의 주인공이었던 박상원씨와 채시라씨가 있었습니다. 몇 년 전 '태왕사신기'의 주인공이었던 배용준씨와 이지아양이 있었습니다. 작년에 방송된 '신의'의 주인공이었던 김희선씨, 이민호씨, 류덕환씨, 박세영양이 함께 있었습니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그분의 초창기 작품을 함께 했던 나이 지긋한 연기자, 스태프와 마지막이 돼버린 작품의 젊은 연기자, 스태프가 한 방 안에 다 함께 있었습니다"라고 말을 이은 그는 "정말로 꿈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이렇게 다 모이게 해서 밥 한 번 같이 먹고 싶으셨던가. 그런가요?"라고 슬퍼했다.

송 작가는 특히 '신의' 출연자들을 언급하며 다독였다. 고인은 최근 '신의' 출연료 미지급과 관련해 배우와 스태프들로부터 고소당했다.

송 작가는 "두 개의 녹화를 간신히 마치고 창백한 얼굴로 달려온 희선씨나 급히 비행기표를 구해 한밤중에 달려온 민호군이나 어두운 그림처럼 앉아있던 덕환군이나 울음부터 터뜨리던 세영양이나 그렇게 구석에 있지 말아요"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김희선을 두고 "3년을 한결같이 기다려 합류했던 '신의'. 힘든 촬영장에서 감독님을 유일하게 웃게 해줬다는 은수(김희선 역). 이름 없는 스태프나 신인 연기자들이 자신들만으로는 힘이 부족하다고. 이름 있는 누나가 우리 힘 좀 되어주세요. 그래서 고소장에 이름을 얹어주었던 내막을 제가 압니다. 감독님 상대가 아닌 제작사를 상대로. 그런데 그 이유로 울고 또 울어요. 그러지 말아요"라고 덧붙였다.

송 작가는 "잘못을 한 이가 있다면 그 긴 세월을 함께 했으면서도 마지막 전화 한 통화 받지 못한 사람"이라며 "그렇게 얄팍한 세월을 지녀온 사람이지요"라고 회한했다.

송 작가는 고 김종학 PD와 1987년 드라마 '퇴역전선'에서부터 함께 작업했다. 이들은 1991년 '여명의 눈동자'로 한국 드라마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 이후 한국 드라마계에 한 획을 그은 '모래시계'와 한류의 위력을 과시한 '태왕사신기'에서 저력을 과시했다. 송 작가와 김 PD의 최근작은 '신의'였다.

앞서 김 PD는 지난 23일 오전 10시18분께 경기 성남 분당구 야탑동의 한 고시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외부인 침입이나 타살 흔적이 없고 타다남은 번개탄, 유서 등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김 PD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25일 오전 8시이며 장지는 성남영생메모리얼파크다.

gir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