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재 대거 영입도 기업결합 신고 대상…공정위, '애크하이어' 기준 마련

핵심인력·기술 이전해 사업 이어가면 영업양수로 판단
양수금액·이행행위 기준 정비...글로벌 빅테크 신유형 결합 대응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 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등의 핵심인력을 대거 영입하는 이른바 '애크하이어(Aqui-hire)' 거래가 사실상 사업 인수에 해당하면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 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핵심인력과 이들이 보유한 기술·지식까지 영업의 구성요소로 볼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명확히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이 같은 내용의 '기업결합의 신고요령' 고시 개정안을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AI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확산하고 있는 인력확보형 거래가 기업결합 신고·심사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을 명확히 해 신고의무를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애크하이어는 전형적인 영업양수 계약 대신 인력 이전과 관련한 협력 계약 등을 체결해 사실상 영업양수와 같은 효과를 내는 거래 방식이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스타트업의 핵심인력을 조직적으로 영입하는 대규모 거래를 잇달아 진행하면서 경쟁당국의 감시 대상이 되고 있다.

공정위는 조직화된 인력과 해당 인력이 가진 기술·지식이 사업활동의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신산업 분야에서는 이들 인력과 기술·지식도 '영업'의 구성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신고요령에 명확히 규정하기로 했다.

또 핵심인력이 양수회사로 이전돼 양수회사가 양도회사의 기존 사업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되는 경우에는 영업의 '주요부분'을 양수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한다.

이에 따라 별도의 영업양수 계약 없이 핵심 개발자나 연구인력 등을 대거 옮기는 방식으로 거래를 설계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사업을 넘겨받은 경우에는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 될 수 있다.

공정위는 애크하이어 거래의 특성을 고려해 양수금액 산정기준과 기업결합 이행행위에 대한 해석기준도 정비한다.

기존 기준은 하나의 영업양수 계약을 맺고 이에 대한 대금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거래를 전제로 했다. 그러나 애크하이어는 핵심인력의 경업금지 약정 해제, 기술협력 등 여러 명목으로 계약과 대금 지급이 분산될 수 있어 기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반영했다.

이번 개정은 유럽연합(EU), 독일, 영국 등 해외 경쟁당국과의 정보교환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신유형 기업결합에 대한 국제 공조와 대응도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검토한 뒤 전원회의 심의·의결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개정안을 확정·시행할 계획이다.

seohyun.sh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