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만에 교육교부금 연동제 폐지…'100조+α' 미래대응기금 곧 공개
내국세 20.79% 연동제 폐지 유력…내년 교부금 80조 원 안팎
교부금 차액·추가 세수로 100조+α 조성…4대 분야 투자, 농어촌 기본소득도 검토
- 임용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산식을 55년 만에 손질하고,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 등을 재원으로 하는 100조 원대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는 방안을 조만간 공개한다.
정부는 내국세의 20.79%를 교육교부금으로 자동 배분하는 현행 연동제를 폐지하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는 새 산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새 산식을 적용하면 내년 교부금은 올해보다 늘어나지만, 현행 제도를 유지할 때보다 20조 원 가까이 줄어 80조 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교육교부금 개편으로 발생하는 차액과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 등을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청년·미래성장동력·지방·인재 분야에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법령 설계에 따라 올해 추가 세수까지 반영되면 기금 규모는 100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농어촌 기본소득을 비롯해 지역소멸 대응 사업을 미래 투자로 분류해 기금에서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교육재정 배분 방식을 인구구조 변화에 맞게 개편하는 동시에, 여유 재원을 미래세대와 지역의 성장 기반에 재투자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정부 구상의 핵심이다.
2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예산처와 교육부는 교육교부금 개편안과 미래대응기금 신설 방안의 세부 내용을 놓고 막바지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시도교육청의 주요 수입원인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로 조성된다. 내국세 연동제는 1972년 도입됐다. 정부안이 확정돼 내년부터 새 산식이 적용되면 55년 만에 현행 구조가 바뀌게 된다.
정부는 전년도 교부금에 최근 3개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를 반영해 다음 해 규모를 산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 산식을 적용하면 내년 교부금은 올해 추가경정예산 기준 76조 4000억 원보다 5.1% 늘어난 80조 3000억 원가량이다. 현행 내국세 연동제를 유지할 경우 예상되는 약 100조 원보다는 20조 원 가까이 적다.
교부금 총액은 올해보다 늘고 학령인구는 감소하는 만큼 학생 1인당 교부금도 증가할 전망이다.
교육계는 연동제를 폐지하더라도 현행 수준의 교육재정을 확보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에 '인재·교육계정'을 설치하고 교부금 개편에 따른 차액을 적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계정의 재원을 영유아·고등·평생교육과 인공지능(AI) 교육뿐 아니라 유·초·중·고교 교육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내국세 연동제 폐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을 거쳐야 한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한 해 100만 명이 태어나던 시절에 도입된 제도인데 이제 출생아 수는 20만 명 정도까지 줄었다"며 "교육 분야 안에서 나타나는 현격한 불균형을 바로잡을 때가 됐다. 유아교육과 고등교육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대응기금은 반도체 호황으로 장기 추세를 웃도는 세수 증가분을 한 해에 모두 사용하지 않고 적립해 미래 투자에 활용하기 위한 기금이다.
기획처는 장기 추세를 초과하는 내국세 증가분을 기금에 적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적립 기준이 되는 장기 추세로는 최근 10년 또는 20년간 내국세 연평균 증가율인 6.1%가 거론된다.
올해 추경 기준 내국세 368조 원에 6.1%를 적용하면 내년 기준선은 약 390조 원이다. 기획처가 제시한 내년도 국세 수입 전망치인 500조 원+α에 내국세 비중 90% 안팎을 적용하면 내년 내국세는 450조 원+α로 추산된다.
이를 토대로 단순 계산하면 장기 추세를 초과하는 내국세 증가분은 60조 원+α다. 여기에 교부금 개편으로 발생하는 차액 약 20조 원을 더하면 기금 규모는 80조 원을 넘어선다.
법령 설계에 따라 올해 추가 세수까지 적립할 경우 기금 규모는 100조 원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 다만 실제 규모는 다음 달 세수 재추계가 이뤄지고 구체적인 적립 기준이 확정된 뒤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기획처는 미래대응기금을 청년과 미래성장동력, 지역, 인재 등 4대 분야에 활용할 계획이다. 기획처는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역 분야의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 2027년까지 1인당 월 15만 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시범사업이다. 현재 전국 17개 군에서 시행 중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재원의 일부를 농어촌에 투입해 주민의 기본생활을 지원하고 지역 내 소비를 늘리는 한편 지역균형발전을 뒷받침하려는 취지다.
박 장관은 "인구구조 변화, K자형 양극화, 지방소멸과 같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난제가 여전하고 국제질서 재편으로 공급망·경제안보·통상 등 대외 환경까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해 추가세수를 청년세대,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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