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LNG 원가 급등에 폭염까지…한전, 하반기 실적 악화 우려

2분기 영업익 8% 감소 추산…중동 사태발 원가 상승 2개월 시차 반영
지속되는 폭염에 전력 수요 급증…전기요금 동결 속 역마진 우려

연일 폭염이 이어지며 냉방기기 사용에 따른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한국전력공사 경기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13 ⓒ 뉴스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중동전쟁으로 급등한 에너지 가격이 시차를 두고 전력 원가에 반영되는 가운데 기록적인 폭염까지 이어지면서 한국전력의 하반기 실적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보다 하반기에 한전의 수익성 악화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과 폭염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전력 도매가인 계통한계가격(SMP)이 오를 경우 한전의 전력 구입비 부담이 커지지만, 전기요금은 동결된 상태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전력 수요 증가가 동시에 한전의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는 의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가는 12일 발표될 한전의 2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8% 감소한 1조 9642억원으로 예상했다. 매출은 22조 213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은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수익성 악화가 2분기 실적에도 일부 반영됐으며, 본격적인 실적 위축은 하반기에 나타날 전망이다.

중동발 LNG 상승 시차 반영…하반기 원가 부담 가중

3월 발발한 중동전쟁으로 카타르 등 걸프 지역 주요 LNG 생산국의 에너지 시설이 공격받고,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운송·수출 차질까지 겹치면서 LNG 공급 불안이 커졌다. 이에 따라 국제 LNG 가격과 유가가 급등하는 등 2분기 국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통상적으로 국제 LNG 가격 변동은 약 2개월의 시차를 두고 SMP에 반영된다. SMP는 발전소가 생산한 전기를 전력시장에 판매할 때 적용되는 전력 도매가격으로, 한전 입장에서는 ​전력 구입 원가에 해당한다. SMP가 상승하면 원가 부담이 커지고, ​전기요금이 같은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한전의 수익성이 악화한다.

LNG 가격 불안과 SMP 상승 시차를 고려하면 2분기보다 하반기에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과 수익성 악화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IS)에 따르면 LNG 발전단가는 1kWh당 3월 114.89원에서 4월 120.41원, 5월 127.38원, 6월 136.24원, 7월 141.85원으로 상승했고, 8월에도 155.09원까지 높아졌다.

통상 겨울철에는 북반구 난방 수요와 재고 확보 수요가 늘면서 국제 LNG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는다. 그러나 2025년 1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LNG 발전단가가 110원대에 머문 것과 달리, 3월 이후 단가가 가파르게 오른 것은 중동전쟁 이후 급등한 국제 LNG 가격이 구매·운송 등의 시차를 거쳐 국내 발전용 연료비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폭염에 전력 수요 급증…요금 동결 속 역마진 우려

지속되는 폭염 또한 한전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냉방 수요 증가로 전력 판매량이 늘어 매출은 확대되지만,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LNG 등 변동비가 높은 발전기의 가동이 늘면 SMP가 상승해 한전의 전력 구입비도 증가한다.

전기판매단가가 SMP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경우, 전력 판매량 증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역마진으로 번질 수 있다.

실제 지난해 SMP는 1kWh당 7월 121.13원, 8월 118.46원을 나타냈다. 반면 올해 7월에는 133.79원을 기록했고, 8월 첫 주(1~7일)는 147.75~155.79원을 기록했다.

반면 전기요금은 동결된 상태라 같은 양의 전기를 판매하더라도 한전의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이익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에너지 가격 변동은 실적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중동 사태에 따른 에너지 가격 변동이 지속됨에 따라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12조 원대에서 9조 원대로 추가 하향 조정했으며, 하반기에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 감소폭이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