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멧돼지·혈장사료 정조준…ASF 방역체계 전면 개편
입국부터 도축장까지 촘촘히 막는다…전방위 방역망 구축
- 이정현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정부가 올해 전국으로 확산 양상을 보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재발을 막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입국 단계부터 농장·도축장·사료 제조·야생멧돼지 관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ASF 전 주기 방역관리 체계'를 가동한다.
혈장단백 사료 원료와 불법 축산물, 야생멧돼지 오염원 유입 등이 주요 감염 경로로 지목된 가운데, 사료 원료 관리와 도축장 검사 체계를 대폭 강화해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최근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한 ASF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관리부터 농장, 도축장, 사료 제조, 야생멧돼지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의 방역 수준을 높이는 'ASF 전 주기 방역관리 강화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다고 6일 밝혔다.
국내에서는 2019년 9월 첫 ASF 발생 이후 현재까지 양돈농장에서 총 79건이 발생했다. 특히 올해 1월 16일부터 3월 16일까지 두 달 사이 전국 7개 시·도에서 24건이 집중 발생하며 확산세를 보였다. 기존 발생지역인 경기·강원·경북뿐 아니라 충남, 전북, 전남, 경남 등에서도 신규 발생이 확인됐다.
정부의 선제적 방역 조치로 3월 16일 이후 추가 발생은 없었고, 지난 4월 22일 전국 ASF 방역지역에 대한 이동 제한도 모두 해제됐다. 다만 야생멧돼지 ASF 검출이 이어지는 경기·강원·경북·충남 등 22개 시·군은 여전히 '심각' 단계로 관리되고 있다.
검역본부의 역학조사 결과 올해 발생 사례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돼지 혈액 유래 사료 원료인 혈장단백 △불법 반입 축산물 △야생멧돼지를 통한 오염원 유입 등이 지목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 주기 방역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우선 외국인 근로자 방역관리를 강화한다. 외국인(E-9) 근로자 입국 정보를 농장주와 지자체에 자동 통보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입국 직후부터 방역교육을 실시하고, 7개 언어 교육자료를 활용해 불법 축산물 반입 금지 등 차단방역 수칙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외국인 고용 신고 절차도 간소화해 신고 누락을 최소화한다.
불법 축산물 유입 차단도 강화된다. ASF 발생국 노선을 중심으로 공항·항만 검역을 확대하고, X-ray 검색과 탐지견 투입 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인다. 양돈농장 종사자가 불법 축산물을 농장에 반입하거나 보관할 경우 형사처벌 등 강력한 제재를 추진한다. 외국 식료품 판매점에 대한 합동 단속도 연 2회에서 4회로 늘리고, 온라인 유통 모니터링도 상시화한다.
농장 단계에서는 기존 무작위 채혈 방식 대신 폐사체와 환경 시료 중심의 상시 예찰 체계를 도입한다. 성장 부진 돼지(위축돈)에 대한 검사도 병행해 감염 농장을 조기에 찾아내겠다는 계획이다. 민간 병성감정기관 22곳에 의뢰되는 시료에 대해서도 ASF 검사를 실시해 사각지대를 줄인다.
도축장 검사 체계 역시 대폭 강화한다. 전국 64개 도축장을 대상으로 출하 돼지에 대한 연중 ASF 검사를 실시하고, 혈액 사료 원료가 생산되는 36개 도축장에서는 혈액탱크 시료를 매일 검사한다. 도축장 내부 시설과 차량 등에 대한 환경 검사도 지속해 교차오염을 차단할 계확이다.
돼지 혈액 유래 사료 제조 공정에는 멸균·살균 표준공정을 도입하고, 원료 입고부터 제품 출고까지 생산 이력을 기록·보존하는 추적관리 체계를 마련한다. 출고 제품에 대한 ASF 검사와 제조시설 위생관리도 한층 강화된다.
야생멧돼지 관리도 확대된다. 기존 발생지역에는 탐지견 16두와 전문 수색반 86명을 투입해 폐사체 수색과 포획을 강화하고, 울산·고령 등 신규 검출지역에는 GPS 포획트랩 600개를 추가 배치해 확산 차단에 나설 계획이다.
박정훈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최근 ASF 발생은 사료 원료, 불법축산물, 사람 등 다양한 경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며 "외국인근로자 입국 단계부터 농장·도축장·사료 제조까지 전체 단계에 걸친 방역관리를 통해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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