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232% 폭등에 수출물가 '28년래 최고'…수입물가는 유가하락에 둔화

수출물가 전월比 7.1%↑·전년比 40.8% 급등…수입물가는 전월比 2.3%↓
한은 "중동전쟁 지속…공급 불안 해소 어려워 전망 안갯속"

1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HBM4, HBM4E 메모리를 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6.3.18 ⓒ 뉴스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가격 급등 여파로 지난달 수출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40.8% 급등했다.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3월 이후 28년 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수입물가는 지난달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숨을 고르면서 전월 대비 2.3%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여전히 20.2% 높은 수준이다.

AI 특수에 반도체·DRAM 가격 폭등…수출물가 '28년 만의 최고치'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6년 4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를 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7.1%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0.8% 올랐다. 이는 1998년 3월(57.1%) 이후 28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달러·원 환율이 전월(1486.64원) 대비 0.1% 오른 1487.39원을 기록한 가운데,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가 전년 동월 대비 88.7% 급등한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AI 수요확대로 반도체 디램(DRAM) 가격은 232.8% 올랐고, 컴퓨터 기억장치도 149.2% 급등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101.8%), 화학제품(21.9%)도 수출물가 상승에 기여했다.

수출물가지수 총지수 187.40은 1998년 3월(196.01) 이후 28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물가지수는 198.30으로, 2010년 8월(201.77) 이후 15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환율 효과를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7.0% 상승, 전년 동월 대비 36.9% 올랐다.

유가 하락에 수입물가는 진정세…'중동 리스크' 등 불확실성은 여전

반면 지난 3월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던 수입물가는 4월에는 하락 전환했다.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2.3% 하락했다.

두바이유가 3월 배럴당 128.52달러에서 4월 105.70달러로 전월 대비 17.8% 내리며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원재료가 9.7% 떨어진 영향이다. 두바이유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여전히 56.0% 높은 수준이다.

다만 중간재는 전월 대비 2.1% 올랐다. 중동발 원자재 수급 불안이 지속되면서 프로판가스(37.7%), 석탄 및 석유제품(6.2%), 1차 금속제품(3.3%) 등이 오른 영향이다. 자본재(0.4%)와 소비재(0.2%)도 소폭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수입물가가 20.2% 올라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2.4% 하락, 전년 동월 대비 17.2% 상승했다.

월별 추이를 보면 수출물가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1월 7.8%, 2월 11.1%, 3월 29.5%, 4월 40.8%로 가팔라지고 있다. 수입물가는 1월 -0.9%, 2월 1.6%, 3월 20.4%에서 4월 20.2%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수출입물가지수 등락률 추이.(한국은행 제공)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4% 상승했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중동 전쟁에 따른 수출 제한 조치 등으로 석유제품 등이 감소하면서 전체 수출 물량 증가폭은 전월(23.6%)보다 축소됐다. 수출금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0.2% 올랐다.

수입물량지수는 광산품과 석탄 및 석유제품이 줄면서 전년 동월 대비 0.1% 하락했다. 수입금액지수는 16.8% 상승했다.

교역조건 지표는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는 개선됐으나 전월 대비로는 악화됐다. 4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가격(시차 적용 기준, 33.6%)이 수입 가격(16.9%)을 웃돌아 전년 동월 대비 14.3%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5.9% 하락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와 수출물량지수가 모두 오르며 전년 동월 대비 28.5% 상승했다.

5월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5월 들어 13일까지 두바이유 평균 가격이 전월 대비 3.1% 하락하고 달러·원 환율도 1.2% 내려 수입물가에는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중동 전쟁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당분간 원자재 공급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어 상방 요인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현재로서는 5월 수입물가 향방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