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당관세 '창고 쟁이기' 꼼수…20일 내 안 풀면 가산세·반출 명령
농수산물 저장성 품목 반출 지연 부정사례…신속 유통 의무화
보세 반출 지연 가산세 기준 20일로 단축…품목별 관리도 강화
- 이정현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정부가 농축산물 할당관세(일정 수입 물량에 대해 관세를 낮추거나 면제하는 제도) 적용 효과가 시장 가격 인하로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 '물량 묶어두기'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관리·제재를 대폭 강화한다.
보세구역에 물량을 장기간 보관하며 관세 인하 혜택을 사실상 독점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반출 지연 가산세 기준을 앞당기고, 긴급 시 세관장이 직접 반출을 명령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TF 회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농식품부 소관 '할당관세 개선방안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개선안의 핵심은 '신속 유통 의무화'와 '사후 제재 강화'다. 우선 관세법 개정을 통해 보세구역 반입 후 가산세 부과 기준을 현행 30일에서 20일로 단축하고, 공급이 시급한 경우 주무 부처 장관 요청에 따라 세관장이 화주 등에 대해 직접 반출을 명령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한다. 이를 통해 시장 공급 지연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저장성이 높거나 과거 반출 지연 사례가 있었던 품목, 유통 구조가 복잡한 품목 등을 '집중관리 품목'으로 지정해 별도 관리한다. 해당 품목에는 반출 기한 설정과 신속 유통 의무가 부과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할당관세 추천이 취소되고 추징 등 불이익이 뒤따른다. 사실상 할당관세 적용 자체를 배제하는 강도 높은 조치다.
품목별 관리도 한층 촘촘해진다. 설탕은 시장 방출 의무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4개월로 줄여 공급 속도를 높이고, 냉동 고등어는 수입 수산물 유통이력 관리 대상에 추가해 수입 이후 도매·가공·소매 전 단계의 흐름을 추적 관리한다. 정부는 현재 22개인 유통이력 관리 대상 품목을 확대해 사각지대를 줄인다는 목표다.
앞서 정부는 지난 3~4월 관계 부처 합동으로 긴급 할당관세 적용 품목에 대한 유통 실태 점검을 실시한 결과, 대형마트 기준 바나나(-4%), 망고(-20%), 파인애플(-11%), 냉동 고등어(-3%) 등에서 가격 인하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수입업체가 대형마트에 직접 공급하는 '직배' 방식이 도매·소매 단계를 거치는 경우보다 소비자 가격 인하 체감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저장 가능 품목에서는 반출 시점 조절 등을 통한 정책 효과 왜곡 가능성이 지적되며 제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농식품부·재경부·해수부·관세청 등 관계 기관이 참여하는 '농축산물 할당관세 관리 TF'를 가동해 통관·보관·유통·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상시 점검하고 있다. 나아가 오는 2027년에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내 전담 조직을 신설해 품목별 수급·가격 동향과 유통 흐름을 통합 관리하는 상시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정용호 농림축산식품부 국제농식품협력관은 "이번 할당 관세 제도 개선 과제 중 수입 신고 지원, 가산세 기준 강화, 반출 명령 신설 등 관세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7월 정기세법 개정안에 반영해 연내 개정토록 추진할 것"이라며 "또 설탕의 방출 의무 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하고, 수입 수산물 유통 이력 관리 대상 품목에 냉동 고등어도 추가해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전담 기구' 설치와 관련해서도 "농축산물 할당 관세 품목의 수입·유통·판매 전 과정을 상시 점검하는 통합 관리 체계를 올해 12월까지 구축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2027년까지 aT 내 할당 관세 관리팀을 신설하는 것을 목표로 재경부, 기획처와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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