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전망 13개월만에 하락 우세…'큰손' 4060·중상위층 급락
핵심 수요층서 집값 기대 붕괴…1년1개월 만에 '하락 우위'
중과 유예 종료·양도세·보유세 압박에 수요 급랭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주택 거래 비중이 높은 40~60대와 중상위 소득층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가 빠르게 약화하면서 집값 하락 전망이 상승 기대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5월 9일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더불어 정부의 보유세 인상 시사 등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기조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96으로 전월(108)보다 12p 떨어지며 지난해 2월 이후 1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100)을 하회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가 100 아래로 내려갔다는 것은 향후 1년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보다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더 우세해졌음을 뜻한다.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50대의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달 100에서 이달 88로 12포인트(p,–12.0%) 떨어졌다. 지난 2023년 3월(86) 이후 2년 만의 최저치다.
50대의 주택가격전망지수가 100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2월(94)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50대와 함께 핵심 수요층으로 꼽히는 40대와 60대도 마찬가지로 기준선을 밑돌며 하락 우위로 전환했다.
40대의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달 104에서 이달 97로 7p(–6.7%) 하락했고, 60대는 108에서 92로 16p(–14.8%) 떨어지며 낙폭이 더 컸다.
이번 주택가격전망에서는 70세 이상도 눈에 띄었다. 70세 이상은 지난달 118에서 이달 97로 21p(–17.8%) 급락해 전 연령대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반면 40세 미만은 지난달 113에서 이달 104로 9p(–8.0%) 하락하는 데 그쳤다. 여전히 기준선(100)을 웃돌아 집값 상승 기대가 유지되는 모습이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 대책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주택 보유 비중이 크고, 매매가 잦은 40~60대와 중심으로 가격 상승 기대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득별로는 중상위층에서 가격 상승 기대 약화가 두드러졌다.
월 소득 400만~500만 원 구간은 104에서 97로 7p(–6.7%) 하락해 가장 먼저 기준선을 하회했다. 300만~400만 원은 106에서 93으로 13p(–12.3%), 500만 원 이상도 107에서 94로 13p(–12.1%) 떨어지며 하락 우위로 전환됐다.
반면 100만 원 미만은 109에서 99로 10p(–9.2%), 100만~200만 원은 117에서 99로 18p(–15.4%) 하락하며 기준선에 근접한 수준까지 내려왔지만, 여전히 중상위층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대출을 활용한 주택 매입 여력이 있는 계층일수록 최근 규제 강화와 시장 조정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연령대별 주택가격 기대 차이를 '보유 여부'와 '체감 요인' 차이로 설명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40대 이상은 주택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세금 부담을 실제로 체감하는 세대기 때문"이라며 "반면 40대 미만은 집이 없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세금 부담을 체감하지 못하고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남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60~70대의 경우 소득이 없을 가능성이 높아 보유세 등이 오르면 집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그에 따라 세금 영향을 크게 신경 써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경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집값 전망 역전은 최근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기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한편, 보유세 강화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시장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정부는 향후 등록임대사업자와 초고가 1주택자까지 관리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핵심 수단으로는 '규제의 끝'으로 불리는 보유세 인상이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나라가 망한다"며 "모든 악용 가능성을 철저히 배제하고 제도의 허점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연일 경고 수위를 높였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전날 KBS 인터뷰에서 부동산 보유세 인상과 관련해 "부동산 시장에 여러 가지 정책을 써도 안정화가 안 될 때는 그때 가서 판단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다양하게 판단하겠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규제 환경 속에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둔 다주택자와 보유세 개편 가능성을 고려한 고가 1주택자의 절세용 급매물이 출회되며 가격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이달 넷째 주(2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 3구와 용산구 약세는 5주째 이어졌다.
강남구(-0.17%)는 전주 대비 하락폭이 0.04%p 확대됐고, 용산구(-0.10%)도 0.02%p 낙폭이 커졌다. 서초구(-0.09%)와 송파구(-0.07%)는 하락폭이 각각 0.06%p, 0.09%p 줄었지만 여전히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김 교수는 "보유세를 높이면 세금 부담 때문에 주택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매물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내려간다"며 "양도소득세를 높이면 거래 차익이 줄어들어 투자 수익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전반적인 집값 하락 압력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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