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기술유용 의혹에 34억 상생기금…공정위 '동의의결' 첫 적용
공정위, 동의의결 확정…"효성, 정당한 사유 없는 기술자료 요구 중지"
효성, 관련 수급사업자 12곳 기술개발·근로환경 개선 지원
-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전력·동력기기 부품 제조 과정에서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부당하게 요구한 의혹을 받는 효성과 효성중공업이 과징금 대신 34억 원 규모의 상생자금을 마련하고 관련 거래 관행을 개선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술유용 사건에 동의의결을 적용한 첫 사례로 이번 안을 확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효성·효성중공업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이 같은 내용의 동의의결안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효성은 수급사업자에게 중전기기 제품의 제조를 위탁하면서 수급사업자 12곳의 기술자료를 요구·사용하는 과정에서 하도급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아 지난 2024년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를 송부받았다.
이듬해인 지난해 3월 효성은 자진해 동의의결을 신청했고, 공정위는 같은 해 5월 이를 받아들였다.
동의의결이란, 법 위반 혐의가 중대·명백하지 않은 사안에서 사업자가 제안한 시정 방안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법 위반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구성림 공정위 기술유용조사과장은 "효성이 요구하고 보유한 기술자료가 실제로 사용돼 부품으로 만들어지거나 협력업체가 이원화되는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그런 점에서 위법성이 중대하거나 명백하지 않다고 판단해 획일적인 제재보다 관련 수급사업자에 실질적 혜택이 갈 수 있는 동의의결안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구 과장은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하더라도 과징금은 국고로 귀속이 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수급사업자들한테는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 관련 수급사업자 12개 전원이 동의의결안에 대해서 크게 만족했고, 제재보다는 실질적인 지원이 담긴 동의의결로 처리해 주기를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동의의결안 확정에 따라 효성은 앞으로 수급사업자들로부터 제공받은 기술자료를 사전승인 및 사후검수 목적으로만 활용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요구하거나 제출받은 기술자료와 동일한 도면을 작성·등록·관리하는 행위를 중단하기로 했다.
또 기술자료 요구 및 비밀유지계약 체결을 위한 관리시스템을 개선하고, 이를 위해 관리시스템에 기술자료 자가 점검 기능을 확충하고 표준서식만을 사용하기로 했다.
효성은 기술자료의 개념, 예시 및 판단기준 등이 포함된 가이드라인을 작성·배포하고 수급사업자들에게도 통보할 예정이다. 효성은 이러한 시정방안이 이행되도록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교육 및 평가를 실시한다.
아울러 수급사업자들로부터 받은 기술자료를 대상으로 일정 기준에 따라 정기점검을 실시한 후 그 보유목적을 다했거나 보유 기한이 만료된 자료는 모두 폐기한다.
효성은 이행 확인을 위해 자체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정위에 보고한다.
아울러 효성은 수급사업자의 생산성 향상 및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34억 2960만 원 규모의 상생자금을 마련한다.
상생방안은 크게 △기술자료 요구·사용 관련 지원(11억 2960만 원) △생산성 향상(16억 4000만 원) △근로환경 개선(2억 4000만 원) △안전설비 지원(4억 2000만 원)으로 나뉜다.
구 과장은 "이번 동의의결 건은 기술유용행위에 대해서 동의의결이 적용된 첫 사례"라며 "수급사업자들의 이익을 실질적으로 보호·증진하는 방안을 마련하였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구 과장은 "이번 동의의결안은 실제로 과징금을 부과했을 때 예상되는 과징금보다 훨씬 더 큰 금액의 지원 방안이 제시됐다"며 "수급사업자들을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는 상생자금 지원을 통해 실질적 혜택이 수급사업자에게 돌아가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seohyun.sh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