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성장' 자신감에 점도표도 매파적…멀어지는 금리인하
성장 전망 2.0%로 상향 '펀더멘털 자신감'…새 점도표 76%가 동결 지지
환율·집값 진정에도 "안심 일러" 경계 유지…인상론에도 선 그어
- 전민 기자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6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6차례 연속 동결하면서, 시장 일각에서 기대했던 연내 금리 인하 사이클 재개 가능성은 한층 희박해진 분위기다.
한은이 우리 경제의 성장 펀더멘털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동시에, 새로 도입한 '6개월 후 조건부 금리전망(점도표)'을 통해 당분간 금리 조정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사실상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달러·원 환율 하락과 수도권 주택 가격 오름세 둔화 등 시장의 진정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며 추세적 안정 여부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견지했다.
다만 이 총재는 시장에서 제기되는 연내 인상론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특히 최근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대비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금통위의 '동결 장기화' 의지를 뒷받침하는 핵심 배경은 경제 성장세에 대한 자신감이다. 한은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2.0%로 0.2%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반도체 경기 호조와 세계 경제의 양호한 성장 흐름으로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당초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반도체 등 IT 제조업이 올해 성장률에 0.7%p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비용 상승 압력을 반영해 기존 2.1%에서 2.2%로 상향 조정되면서 금리 인하를 논할 명분은 더욱 축소됐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처음 공개한 '6개월 점도표'는 동결 장기화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금통위원 7명이 제시한 총 21개의 점 가운데 16개(약 76.2%)가 현재 수준인 연 2.50%에 찍혔다. 인하 가능성(2.25%)을 열어둔 점은 4개에 그쳤고, 인상(2.75%) 의견도 1개에 불과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점도표에서 인하 의견 4개, 인상 의견 1개였지만 이를 6개월 이후 금리정책 방향이 변화할 수 있다고 결부시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며 "동결이 압도적이었고, 기존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 상 인하 의견을 냈던 신성환 위원이 3개의 점을 모두 인하로 적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금통위 내 의견 변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환율과 부동산이라는 거시경제의 두 뇌관이 여전한 점도 한은이 금리 인하 카드를 쉽사리 꺼내지 못하는 이유다.
이 총재는 최근 달러·원 환율이 1400원 중반대로 내려앉으며 고점 대비 안정세를 찾았지만, 여전히 수급 부담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유연하게 하겠다는 발표를 한 것이 큰 기여를 했다"면서도 "기타 거주자의 해외 투자는 여전히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등 수급 부담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에 대한 경계심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서울 등 수도권 주택 가격 오름세가 둔화됐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간 높은 가격 상승 기대가 지속되어 왔던 만큼 추세적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총재는 금리 인상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최근 채권시장은 한은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반영해 기준금리보다 0.5%p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총재는 최근 3.2%까지 치솟은 국고채 3년물 금리를 지목하며 "기준금리와의 격차가 0.6%p 이상으로 벌어진 것은 과도하다"며 "이번에 발표한 6개월 포워드 가이던스를 참고해 시장에서 조정이 있으면 좋지 않겠나 한다"며 구두 개입에 나섰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양극화 확대 흐름이 이어진다는 한은의 평가 등을 고려하면 한국은행은 당분간 금리 동결 구간을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금융안정 여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고, 성장은 GDP 갭(실질성장률-잠재성장률) 마이너스 해소 국면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상당 기간 기준 금리 동결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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