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계약 선금 '한 번에 70%' 끝…최대 50%로 낮추고 이행 확인 후 지급

사용계획서 제출 의무화…목적 외 사용 시 반환·계약 해지 가능
차년도 선지급 특례 폐지·수령 선택권 명문화…"필요 시점에만 지급"

중앙동 재정경제부 출입구. ⓒ 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정부가 한때 계약금액의 최대 100%까지 한 번에 지급하던 공공계약 최초 선금 한도를 현행 70%에서 50%로 낮추고 이행 여부를 점검한 후 추가로 지급하는 '단계적 지급' 방식을 도입하는 등 공공계약 선금 감시·통제를 강화한다.

아울러 선금 사용내역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목적 외 사용 시 반환 청구 및 계약 해지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계약 업체의 선금 수령 선택권을 명문화한다.

정부는 25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선금 제도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다원시스의 철도차량 납품 지연 사태를 질타하고 선급금 상한 규정을 바꾸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먼저 정부는 최초 지급 시 최대 70%까지 지급할 수 있었던 선금 한도를 의무지급률인 30~50% 범위에서 지급하고 발주기관 판단에 따라 필요시 최대 70%까지 지급을 허용한다.

의무지급률은 선금의 최대 30%까지가 원칙이지만 소규모 계약은 중소기업 등을 고려해 차등 적용한다. 20~100억 사이의 공사 계약, 3~10억 사이의 물품제조·용역 계약은 최대 40%까지 선금 지급을 허용하고, 20억 원 미만의 공사 계약과 3억 원 미만의 물품제조·용역 계약은 50%까지 허용한다.

해외 원자재 구매 등 발주기관의 판단하에 필요시에는 최대 70%까지 선금 지급을 허용한다.

선금 지급 제도는 계약 사업자의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이고 원활한 계약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이후 1997년 지급 상한을 계약금액의 70%로 제한하는 규정이 신설됐고, 코로나19 기간에는 민생 어려움 완화 등을 위해 한시적 특례를 통해 80%로 확대 운영했다. 2024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는 경기 침체 보완을 위해 상한이 100%까지 확대됐다.

선금 추가 지급은 목적에 따른 선금 사용 또는 선금지급분 수준의 계약이행이 명확히 확인된 경우에만 지급을 허용한다.

정부는 평균 선금 지급 수준이 이미 70% 이하인 만큼 기업 부담 증가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급된 선금에 대한 감시도 강화된다. 계약 상대자의 선금사용계획서 제출이 의무화되고 당해 계약 선금 전용계좌 이용 등 사용내역 확인방법이 구체화된다. 선금 계좌는 계약별로 구분돼 당해 계약과 1대 1로 관리하도록 개선된다.

선금의 사용처는 자재비·하도급 대금 등 계약 이행에 필요한 비용으로 제한돼 있다. 제작 기간이 필요한 물품 제조나 공사·용역 계약에만 적용되며, 즉시 납품이 가능한 단순 물품 구매 계약에는 지급되지 않는다.

계약 상대자의 선금내역 확인 미협조 시 선금 반환청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정도 개선된다. 또 선금과 관련된 계약 해지 기준을 신설해 선금의 반복적인 목적 외 사용과 계약이행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 명백할 경우 계약 해지가 가능해진다.

지난해까지 적용돼 오던 차년도 이월 예상액에 대한 선금 허용 특례도 종료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에 따라 각 부처가 연도 내 집행 가능한 예상액을 정확히 산출해 자금 배정을 요청하고 현금 지급과 실제 집행 간 괴리가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방안에는 계약 상대자의 선금 수령 선택권을 명문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에서 조기 집행을 강조해 오면서 일부 기관들이 계약 상대방이 원하지도 않는 선금을 지급했고, 계약 상대자는 선금을 이미 지급받아 물가 상승률 분을 인정받지 못하는 불합리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선급을 받은 업체가 선금을 목적대로 쓰지 않고 선금 공사 대비용으로 갖고 있는 경우 예치에 따른 이자 수익이 발생할 수 있지만 그 이자 수입에 대해서 정부가 회수하는 규정은 없다"고 짚었다.

정부는 선금 제도 합리화 방안을 반영한 계약예규 개정 절차에 착수해 올해 1분기 내 개정을 완료할 방침이다. 단계적 지급 의무화는 7월 1일부터, 차년도 이월 예상액 선금 허용 특례를 비롯한 선금 관리 합리화 방안은 4월 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번 방안은 관례적으로 지급됐던 선금을 실제 필요한 곳에 적기에 지급될 수 있도록 중간 관리를 해보겠다는 것이 골자"라며 "불필요한 선지급으로 발생하는 재정 비효율을 줄이고 계약 이행 과정에 맞춰 자금이 쓰이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seohyun.sh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