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9일 입법 전까지 막아라"…정부, 美관세 발효 '지연 전략' 사활

여야 '대미투자법' 내달 9일까지 처리…정부, 유예기간 확보 총력전
통상본부장 "발효시점 1~2개월 늦추는 게 관건"…산업계 충격 최소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1.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경민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정부가 미국 행정부의 기습적인 관세 재인상 절차를 저지하기 위해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관세 인상을 공식화하는 관보 게재 자체를 막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절차가 강행될 경우에 대비해 실제 적용을 늦추는 '유예 기간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국회가 내달 9일까지 미국 측이 요구한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하기로 한 만큼, 정부는 '지연 전략'을 통해 입법 시간을 확보하고, 관세 규제를 피해 산업계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통상본부장 "관세 관보 게재돼도 시점이 관건…1~2개월 유예 기간 중요"

5일 통상당국 등에 따르면, 한국산 자동차 품목관세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로 인상하기 위한 미 행정부의 관보 게재 절차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분위기는 최근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발언에서도 감지된다.

그는 귀국 직전인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유니온역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표를 공식화하기 위해 관계 부처 간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재인상 발언 직후 통상·외교 라인이 총출동해 미국을 설득했지만, '25% 관세' 인상은 현실화 수순을 밟는 모습이다. 이번 방미에서 '관세 재인상 절차 중단'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의 전략도 보다 현실적인 '시간 벌기'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관세 적용 전까지 미국 측과 협의를 이어가며 적용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한편, 국내에서는 입법 절차를 서둘러 제도적 대응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여 본부장은 이날 귀국 직후에도 "미국 관보에 관세 인상 조치가 게재되더라도, 인상 시점이 즉시인지 1~2개월의 유예 기간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상호관세 25% 인상 예고 협의를 위해 급히 미국을 찾아 일정을 마친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2.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국회 대(對)미 전략투자 입법 속도…3월 9일 이전 처리 목표

뒤늦게 국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특위는 민주당 8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구성하며,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는다. 활동 기한은 결의 후 한 달로, 현재 일정대로라면 특별법은 오는 3월 9일 이전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여야는 본회의 상정일도 12일로 조정하며, 그동안 쟁점이었던 비준 문제 논의도 상당 부분 봉합했다. 국민의힘은 비준 주장을 철회하고, 법안 논의 과정에서 비준에 준하는 내용을 보강하기로 했다.

국회는 특별법 처리와 함께, 미국의 관세 인상이 현실화되기 이전에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 산업계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목표다.

국회 입법에 속도가 붙으면서, 정부는 이를 지렛대로 삼아 미 행정부를 설득해 관세 적용 유예 기간을 확보하고, 최소한 3월 9일까지는 관세 인상이 이뤄지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국회 입법을 위한 일정표가 짜였으니 미국과의 협의 여지도 그만큼 넓어질 수 있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관련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