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늦으면 5.3억 더 낸다" 양도세 유예 5월 종료…최고세율 82.5%로

5월10일부터 중과 부활·장특공제 박탈…엘스 5억·마래푸 3억 '껑충'
정부 "5월 9일까지 계약하면 구제"…잔금 8월·11월까지 유예

청와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오는 5월 9일로 확정하며 다주택자들을 강하게 압박하는 가운데 3일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아파트 급매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예정대로 오는 5월 9일 종료하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5월 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주택을 팔 때 적용되는 세율이 최고 82.5%(지방소득세 포함)까지 치솟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라며 추가 연장 가능성을 원천 차단함에 따라, 수년간 이어진 '세금 할인' 기간이 끝나고 하루 차이로 수억 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하는 '세금 폭탄'이 현실화될 예정이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5월 9일까지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잔금을 치르지 못한 경우에만 한시적으로(3~6개월) 중과 배제 혜택을 부여하고, 그 외에는 원칙적으로 중과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2주택자 +20%p·3주택자 +30%p…장특공제 박탈도

달라지는 양도세 체계의 핵심은 '가산세율 부활'과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배제' 두 가지다. 단순히 세율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공제 혜택까지 사라져 체감 상승 폭은 배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소득세법상 양도세 기본세율은 과세표준 구간에 따라 6%에서 45%까지 8단계 누진세율로 적용된다. 5월 9일까지는 다주택자라도 이 기본세율만 적용받았다.

하지만 10일부터는 가산세율이 붙는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p),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p가 더해진다. 가장 높은 세율 구간인 과세표준 10억 원 초과 구간을 예로 들면, 3주택자는 기본세율 45%에 중과세율 30%p가 더해져 양도세율만 75%가 된다. 여기에 양도세의 10%인 지방소득세(7.5%)까지 합치면 총 부담 세율은 82.5%에 달한다. 집을 팔아 번 돈의 8할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장특공제도 사라지게 된다. 장특공제는 보유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일정 비율(연 2%·최대 30%)을 공제해 주는 제도로 세금 감면 효과가 크다. 하지만 유예가 종료되고 중과 대상이 되면 보유 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장특공제를 받을 수 없다.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 월드 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아파트 등 주택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6.2.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15년 보유해도 소용없다"…10억 차익시 세금 4.2억 더 내야

임광현 국세청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15년 동안 보유한 20억 원 상당의 주택을 매매해 10억 원의 양도 차익을 낸 경우, 5월 9일 이전(중과 유예)에 팔면 장기보유 혜택 등을 받아 약 2억 6000만 원의 세금만 내면 된다.

하지만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5월 10일 이후에 팔면 상황은 급변한다. 같은 조건에서 2주택자는 5억 9000만 원, 3주택 이상 보유자는 6억 8000만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하루 차이로 2주택자는 3억 3000만 원, 3주택 이상은 4억 2000만 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셈이다. 15년을 보유했음에도 양도차익의 절반 이상(68%)이 세금으로 증발하게 된다.

2023년 1월 16억 1000만 원(실거래가)에 매수한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59㎡를 올해 1월 30억 9500만 원에 판다고 가정(양도차익 약 14억 8500만 원)할 경우, 5월 9일 이전에 팔면 3주택자라도 중과 배제 혜택을 받아 총 6억 2000만 원(지방세 포함) 가량의 세금을 낸다.

하지만 하루 뒤인 5월 10일 이후 매도하면 세금은 천정부지로 뛴다. 2주택자는 약 9억 9000만 원을 내야 해 세 부담이 3억 7000만 원가량 늘어나며, 3주택자는 11억 5000만 원으로 폭등해 하루 차이로 5억 3000만 원을 더 내야 한다.

강북 대장주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도 마찬가지다. 2023년 1월 12억 원에 매입해 현재 시세인 전용 59㎡를 22억 원에 판다면 10억 원의 차익이 발생한다. 이 경우 유예 기간 내 세금은 3억 9000만 원 정도다. 그러나 중과가 적용되면 2주택자는 6억 4000만 원으로 세금이 2억 5000만 원 가량 오르고, 3주택자는 7억 5000만 원으로 2배 가까이 뛴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정부 "5월 9일까지 계약하면 구제"…3~6개월 내 잔금, 등기 마쳐야

정부는 급격한 세 부담 증가와 거래 절벽을 막기 위해 계약일을 기준으로 한 보완책을 마련했다. 5월 9일까지 잔금을 치르지 못하더라도, 매매 계약만 체결하면 중과 배제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원칙적으로는 5월 9일까지 잔금을 납부해야 하지만, 시일이 촉박한 현실을 감안해 5월 9일까지 계약을 마친 경우 3개월 내(8월 9일)에 잔금 납부와 등기를 완료하면 혜택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신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6개월(11월 9일)까지 잔금 유예 기간을 인정받는다. 이는 물리적 시간 부족으로 거래를 포기하려던 다주택자들에게 마지막 '탈출구'를 열어준 조치다.

이번 조치에는 '더 이상의 유예는 없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부동산 욕구는 워낙 강렬해서 구멍이 바늘구멍만 한 틈새만 생겨도 확 커져서 댐이 무너지듯이 무너진다"며 "아마 (풀어줄 것이다)하면 안된다. 정책의 신뢰와 안전성이 꼭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 등 후속 절차를 신속히 밟을 예정이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