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0원 환율에 멈춰선 한은…'인하 문구' 삭제로 종료 신호탄
포워드가이던스 '동결 5 vs 인하 1'…통방문 '인하 문구' 삭제
채권금리도 매파 금통위에 상승…증권가 "연내 동결 무게"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한국은행이 15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면서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낮췄다. 1470원대까지 치솟은 환율이 부담으로 작용한 데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로 성장률 전망이 개선되면서 금리를 서둘러 낮출 명분이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에서 금리 인하 관련 문구를 삭제하고, 금통위원 대다수가 향후 3개월간 동결을 지지한 점을 들어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 수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통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 방향 결정회의에서 현행 기준금리(2.50%)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금통위의 가장 큰 변화는 위원들의 성향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으로 뚜렷하게 이동했다는 점이다.
이창용 총재가 밝힌 '향후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금리 전망)'에 따르면, 총재를 제외한 6명 중 5명이 '동결' 의견을 냈다.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은 단 1명에 불과했다.
이는 직전 회의(지난해 11월) 당시 동결 3명과 인하 3명으로 팽팽하게 맞섰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두 달 만에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이 2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특히 한은은 이날 통방문에서 지난 10월 인하 시작 이후 줄곧 유지해 온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라는 문구를 전격 삭제했다. 대신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 등을 점검하겠다"는 표현으로 대체했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통방문에서 '인하 가능성' 문구까지 삭제된 것은 사실상 동결 장기화를 시사한 것"이라며 "시점의 문제일 뿐 인하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던 시장의 기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강화한 배경에는 환율 부담과 성장 전망에 대한 자신감이 자리하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수준에 대해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그는 "현재 1470~1480원대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로 설명되지 않는 과도한 수준"이라며 "환율이 물가를 자극하고 금융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어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율을 잡기 위해 금리를 2~3%포인트(p)씩 급격히 올리는 것은 경제를 망가뜨리는 일이라 바람직하지 않지만, 반대로 지금 상황에서 금리를 낮춰 환율 상승을 부추길 이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은 없겠지만, 인하 역시 어려워 '동결 장기화'를 시사한 것이다.
성장에 대한 자신감도 인하 명분을 지웠다. 이 총재는 "반도체 경기 상승세 등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1.8%)에 상방 리스크가 커졌다"며 "거시적으로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인하 사이클 종료를 사실상 공식화했다"며 "이번 금통위에서 인하 가능성은 축소되더라도, 가능성을 차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시장 전문가들의 향후 통화정책 경로 예상은 이번 금통위를 기점으로 금리 동결로 기울고 있다. 기존에는 '상반기 동결 후 하반기 인하' 전망과 연내 동결이 팽팽했지만, 이제는 '연내 동결' 혹은 '사이클 종료'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채권시장 역시 매파적 금통위 결과를 반영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금리에 가장 민감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9bp(1bp=0.01%) 급등한 3.07%로 거래를 마쳤다. 동결을 넘어서 1회 인상까지도 반영한 레벨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사라지고 통방문에서 인하 문구가 삭제된 것은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에 쐐기를 박은 것"이라며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존 '하반기 인하' 전망을 철회하고 '연내 동결'로 입장을 바꿨다. 그는 "수출 전망이 상향되는 가운데 환율 상방 리스크가 커져 인하 명분이 소멸했다"고 밝혔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인하 기대가 완전히 제거된 상황"이라며 "다만 한은이 예상하는 2% 초반대 물가 수준이라면 금리인상을 걱정하는 것은 기우"라고 전망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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