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사고 사망률 29.5%…"'사발이' 탈때 헬멧 꼭 쓰세요"

소비자원, ATV 16종·사용자 대상 안전 실태조사…"안전관리 미흡"
미국·호주는 기준 세워 안전 관리…한국은 기준 없어

'농촌지역 ATV 이용 안전수칙' (한국소비자원 제공) / 뉴스1 ⓒ News1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농촌지역에서 고령자들이 사륜 오토바이(ATV)를 이동·운반용 수단으로 널리 이용하면서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15일 소비자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을 통해 집계된 고령 운전자에 의한 ATV 관련 교통사고는 총 552건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비자원은 ATV 16종의 안전성과 농촌지역 ATV 사용자 16명의 이용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안전장치나 표시가 미흡한 '비도로용' ATV로 도로를 주행하는 등 안전관리가 미흡해 사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TV는 농지·임야 등 다양한 지형을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돼 일반 이륜차와 달리 무게 중심이 높고 지형의 영향을 많이 받아 타이어 공기압·적재 무게·탑승 인원 등에 따라 전복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ATV의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교통사고 중 '차량 전복' 관련 사고율과 사망률은 각각 15.4%, 29.5%로 일반 이륜차의 3.0%, 9.1%에 비해 높다.

다만 이 같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농촌지역에서 이용되는 ATV 상당수가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미국과 호주 등에서는 ATV를 소비재로 분류해 탑승자 보호장치(OPD) 설치를 포함한 전복 안정성 기준 등 안전성능과 표시기준을 마련해 관리 중이지만 국내에는 이러한 기준이 없다.

OPD는 ATV 좌우·뒤에 설치되는 직선형이나 고리형 파이프 구조물로 차량이 전복될 경우 운전자가 깔리지 않도록 공간을 확보하는 장치다.

조사 대상 ATV 16종은 모두 탑승자 보호장치가 없었고, '전복 위험성에 대한 경고', '권장 타이어 공기압', '적정 탑승 인원 안내' 등 안전 표시사항도 미흡해 개선이 필요했다.

한편 ATV로 도로를 주행하려면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자동차 제작증이 부여된 '도로용 ATV'차량을 구매해야 하고, 지자체에 사용 신고 뒤 전용 번호판도 부착해야 한다.

그러나 고령자가 많은 농촌지역에서는 ATV를 원래 용도인 농지 주행 대신 도로 이동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조사 결과에서도 이용자의 62.5%(10명)가 도로 주행이 필요한 마을 내 이동에 ATV를 사용하고 있었다. 18.8%(3명)는 '읍·면 소재지 이동'에도 이용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93.7%(15명)는 '사용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들은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로 '농지나 마을 안에서만 이동하기 때문'이라고 답해 이용자의 인식 개선이 필요했다.

안전모 등 인명 보호장구를 '항상 착용한다'라는 응답도 18.8%(3명)에 불과했다.

또 조사대상 ATV의 25.0%(4대)는 후미등이 작동하지 않았고 12.5%(2대)는 방향지시등이 없거나 고장 나 안전관리가 소홀했다.

소비자원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경남도청·전남도청·충남도청과 함께 'ATV 이용 안전수칙' 포스터를 제작해 농촌지역에서 안전사고 예방 캠페인을 펼쳤다.

소비자원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전복사고에 대비해 안전모 등 보호장구를 착용할 것 △회전할 때 감속 운행할 것 △비도로용 ATV로 도로를 주행하지 말 것 △도로용 ATV를 이용할 때는 사용신고 후 주행할 것 △타이어 공기압·브레이크 등을 수시로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seohyun.sh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