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오르기 전 달러 확보"…11월 외화예금 17억달러↑ 한달만에 증가
고환율에 기업들 외화부채 상환 대비 환전자금 예치 늘어
달러화 예금 위주 증가…기업예금 한 달 새 16.7억달러↑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지난달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이 17억 달러 넘게 늘며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고환율 기조 속에서 기업들이 외화 부채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환율이 덜 불리할 때 달러를 미리 환전·예치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5년 11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1035억 5000만 달러로 전월 말 대비 17억 1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는 지난 8월(+24억 9000만 달러)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이 보유한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통화별로 보면 달러화 예금은 875억 9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19억 6000만 달러 증가했다. 기업들의 경상대금 수취와 외화채권 발행 대금 유입, 외화 차입금 상환을 위한 환전자금 예치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외화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진다. 이에 기업들은 달러 가치가 더 오르기 전에 부채 상환에 대비해 달러를 미리 확보하거나 예치해 환율 상승에 따른 손익을 상쇄(헤지)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일부 민간 기업들이 환 리스크로 인해 가지고 있던 외화 차입금을 상환하려고 미리 환전을 해놓은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달러가 더 오르기 전 조금이라도 쌀 때 사놓는 게 이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로화 예금은 54억 달러로 전월 대비 3억 9000만 달러 증가했다. 기업들의 경상대금 수취 등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반면 엔화 예금은 증권사의 투자자 예탁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81억 3000만 달러로 5억 달러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달러화 예금 증가는 기업들의 경상거래 대금 수취와 외화채권 발행 대금 유입, 외화차입 상환용 환전자금 예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884억 3000만 달러로 한 달 새 16억 7000만 달러 증가하며 전체 증가세를 주도했다. 개인예금도 151억 1000만 달러로 4000만 달러 늘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이 888억 4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21억 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계 은행 지점은 147억 달러로 3억 8000만 달러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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