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4명 키우면서 쓰러진 남편…장려금이 가족 살렸어요"
국세청, 근로·자녀장려금 체험수기 공모전…수상자에 상금
- 이철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50대 여성 A씨는 아들 네 명을 키우는 맞벌이 주부다.
그는 20대에 결혼해 행복한 가정생활을 했다. 하지만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지난 2012년부터 부산 외곽지를 전전하다가, 빚 때문에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을 압류당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A씨는 "큰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이었고 방학에 혼자 집에 있다가 압류하는 법원 직원들을 보게 됐다"며 "그렇게 큰아들은 철들어가기 전에 철이 들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힘든 시간을 겪었던 A씨에게 정부는 매년 근로·자녀장려금을 지급했고, 그렇게 버티다 보니 살림살이는 조금씩 나아졌다.
그러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막내아들이 5살이 되던 해에 A씨 가족은 드디어 넓은 빌라로 이사를 할 수 있었지만, 이삿짐을 정리하자마자 A씨의 남편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다행히 남편은 목숨을 건졌지만, 남편의 치료로 전업주부였던 A씨는 졸지에 가장이 됐다. 이후 그는 청소일과 아르바이트를 닥치는 대로 했고, 그 경험으로 카페를 차려 남편이 경제활동을 할 때까지 집안을 지탱했다.
어렵게 차린 카페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코로나19로 손님이 끊긴 가운데, 주인의 강제 퇴거 요구로 가게를 접었다.
다행히 A씨의 남편이 회복해 다시 경제활동을 시작했다. 남편은 택시 운전 면허증과 화물종사자 자격증을 취득해 취직되기 전까지 밤낮으로 택시 운전을 했다. A씨도 오전에는 알바, 저녁에는 국비 지원을 받아 컴퓨터 학원 등을 다니며 사무직 취직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현재 남편은 부산의 한 기업에 취직해서 직장생활을 하게 됐고, A씨는 개인사업장 경리로 취직했다.
큰아들과 작은아들은 아버지가 쓰러지고 난 뒤 대학 대신 마이스터고인 부산해사고를 진학해 현재 큰아들은 이등 항해사로 2025년 최연소 승진하였고, 작은아들은 삼등 항해사, 셋째는 야구선수를 꿈꾸는 고등학생, 막내는 이제 중학교 1학년이 됐다.
A씨는 "차가운 현실 앞에서 죽고 싶은 날도 많았지만 아이 네 명을 책임져야 했다"며 "힘든 순간마다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이 저와 우리 가족을 살린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는데 인제야 기회가 됐다"며 "아이를 키우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계신다면 꼭 길상운집(吉祥雲集)이 찾아온다. 근로·자녀장려금이 있는 희망 대한민국 파이팅"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사연은 국세청이 최근 실시한 '근로·자녀장려금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알려졌다.
국세청은 A씨에게 상금 200만 원을 포함해 금상, 은상, 동상 수상자들에게 상금 총 1000만 원을 수여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근로·자녀장려금이 일하는 가정에 보탬이 되고, 보다 많은 국민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국세청이 더욱 노력하겠다"며 "올해 상반기분 근로장려금 5500억 원(대상자 114만 가구)도 법정기한(12월 30일)보다 앞당겨 18일에 지급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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