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기대수명 83.7세 역대 최고…'건강하게' 사는 기간은 줄어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지난해 태어난 출생자의 기대수명은 83.7년으로 전년보다 0.2년 늘어 역대 수준을 기록했다. 남녀 모두 기대수명이 늘었지만, 건강하게 사는 기간(건강수명)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3일 발표한 '2024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남녀 전체)의 기대수명은 83.7년으로, 전년보다 0.2년 늘어났다.

이에 따라 기대수명은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기대수명은 1970년 생명표 작성 이후 지난 2022년 코로나19 여파로 처음 0.9년 감소한 바 있다.

기대수명은 당시 연령별 사망률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계산된다.

지난해 남자의 기대수명은 80.8년, 여자는 86.6년으로 모두 전년 대비 0.2년 증가했다. 남녀 격차는 5.8년으로, 1985년 8.6년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박현정 데이터처 인구동향과장은 "남녀 간 기대수명 차이는 1985년에 크게 늘었다가 계속 줄고 있다"며 "남성들이 간 질환, 음주, 사고 등에 많이 노출되지만, 해당 사유로 인한 사망률이 감소 추세에 있고, 특히 지난해에는 폐렴으로 인한 남성 사망 확률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60세 남자의 기대여명은 23.7년, 여자는 28.4년으로, 전년 대비 남자는 0.3년, 여자는 0.2년 증가했다.

지난해 출생아가 향후 80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남자 64.4%, 여자 82.2%로, 전년 대비 남자는 0.7%포인트(p), 여자는 0.4%p 증가했다.

지난해 출생아가 주요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은 악성 신생물(암) 19.5%, 폐렴 10.2%, 심장 질환 10.0%, 뇌혈관 질환 6.9% 순으로 나타났다.

출생아 기대수명은 암이 제거될 경우 3.3년, 심장 질환 제거 시 1.2년, 폐렴이 제거 시 1.0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출생아가 질병이나 사고로 유병상태를 보내는 기간은 남자 16.2년, 여자는 20.2년으로 여자가 더 길었다.

한편 유병기간을 제외하고 건강한 상태로 보내는 기간은 남자는 64.6년, 여자는 66.4년으로, 2022년 대비 남자는 0.5년, 여자는 0.2년 감소했다.

기대수명 중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보내는 기간의 비율은 남자는 79.9%, 여자는 76.7%로, 2022년 대비 각각 1.6%p, 1.1%p 감소했다.

박 과장은 "유병기간 제외 기대수명(건강수명)이 줄어든 것은 의료서비스와 의료보험 확대 등으로 의료기관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경미한 질환이라도 병원에 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의료서비스 확대가 지표로는 건강수명 감소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남자는 2.3년, 여자는 2.9년 높다. OECD와의 기대수명 격차는 지난해와 비교해 남녀 모두 0.1년 늘었다.

남자의 기대수명이 가장 높은 국가는 스위스(82.4년)로 우리나라보다 1.6년 높으며, 여자의 경우 일본(87.1년)으로 우리나라보다 0.5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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