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집값 기대심리'…금리 0.25%p 인하 시 합리적 상황보다 가격 1.6배↑(종합)

서울 집값 상승, 경기보다 '기대심리'가 더 큰 영향 미쳐
금리 0.25%p 인하 시 GDP·투자·소비 증가율 8~10% 하락

9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5.11.9/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유지될 경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출 때 합리적인 상황보다 집값이 약 1.6배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경우 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 효과보다 주택시장 과열을 부추길 수 있어, 대출 규제 강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실 소속 이정혁 조사역과 경제모형실 소속 윤진운 조사역은 이같은 내용의 '진단적 기대를 반영한 주택시장 DSGE 모형 구축 및 시사점' 보고서를 11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국내 주택시장을 분석한 결과, 전통적인 연구 방식인 '합리적 기대' 대신 '진단적 기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진단적 기대란 경제주체들이 주택가격 상승과 관련한 뉴스 정보다 기억을 선택적으로 회상해 경제 여건 변화와 무관하게 미래에도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편향된 기대를 형성하는 현상을 말한다. 일종의 집값 상승과 관련한 기대심리인 셈이다.

실제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분석해보니,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에도 상당 기간 '앞으로 오를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이어졌다.

연구진은 "주택가격전망 CSI 자료를 이용하여 국내 주택시장 참가자들의 기대형성 방식을 검증해본 결과, 합리적 기대에서 벗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진이 진단적 기대를 반영한 결과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할 경우, 주택가격 상승폭이 합리적 기대 대비 8분기 후 약 5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총생산(GDP), 투자, 소비의 증가율은 합리적 기대 적용 시보다 8~10%가량 낮아 경기 회복 효과는 오히려 약화했다.

연구진은 "주택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강할수록 금리 인하의 경기 부양 효과가 약해지고, 오히려 금융 불안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참가자들이 과도한 상승 기대를 갖지 않도록 일관된 주택시장 정책을 유지하고, 경기 대응 과정에서는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거시건전성 정책에는 대표적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 대출 건전성 관리 수단이 포함된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