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성장 둔화 속 낮은 실업률…청년 구직 포기·채용 플랫폼 확산 영향"
'쉬었음' 청년·매칭효율성 개선 없었다면 실업률 최대 0.9%p↑
"성장 둔화로 양질 일자리 창출 줄고 청년층 근로의욕 꺾여"
-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경기 둔화에도 2%대의 낮은 실업률이 이어지는 현상은 20대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과 디지털 구인·구직 플랫폼 확산으로 인한 '매칭효율성' 증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최근 저조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실업률과 경제 성장률 간 괴리를 노동시장의 구조 변화 관점에서 분석했다. 특히 두 지표 간 괴리의 주요 원인으로 구직 포기자 증가와 매칭효율성 개선을 관찰했다.
KDI는 20대 구직 포기자의 비중이 2005~2015년 추세로 상승했을 경우 실제 실업률은 현재보다 0.4%, 2015년 수준을 유지했을 경우에는 0.7% 높게 집계될 것으로 추정했다.
김지연 KDI 연구위원은 "생산가능인구 대비 '쉬었음' 인구는 2015년에서 2020년 많이 증가했고, 20대에서 유독 빠르게 증가했다"며 "이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노동시장 참여 의지가 약화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재성장률 둔화로 우리 경제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여력이 약화됐고,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되면서 정규직 취업 경쟁이 더 심해졌다"며 "이 과정에서 노동시장 진입을 포기하는 청년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KDI는 2015~2025년 사이 매칭효율성이 11% 상승했다고 분석하며, 이를 실업률 하방의 또 다른 요인으로 꼽았다. 매칭효율성이 실제보다 완만했을 경우 실업률은 0.2% 오르고, 변화가 없었다고 가정할 경우 0.4%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이 같은 구조적 변화가 2015년 대비 2025년 실업률 하락 폭(3.6%→2.7%, 0.9%p)의 68% 이상을 설명한다고 분석하며, 이런 변화가 없었다면 실업률은 현재보다 0.9%p 이상 높았을 것으로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2000년대 이후 국내 디지털 채용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2010년대 이후에는 모바일 채용 플랫폼이 도입되고, 최근에는 AI 기반 매칭 기술이 도입되는 등 서비스가 고도화되는 추세"라며 "구인·구직 플랫폼의 확산과 같은 매칭 기술이 매칭효율성 개선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연령별 주요 구직 업종을 고려하면 중장년층은 매칭효율성이 높은 분야에서 구직활동을 주로 하고, 청년층은 매칭효율성이 낮은 도소매, 숙박업종에서 구직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인구구조 변화로 구직자 풀에서 중장년층 비중이 확대됐고, 자연스럽게 매칭효율성이 높은 산업에 구직활동이 집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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