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가지고 있긴 무겁고, 팔긴 쉽게"…보유세·양도세 개편 예고
'똘똘한 한 채'도 과세형평 재점검…"부동산 자금, 생산적 금융으로"
- 이강 기자
(워싱턴DC=뉴스1) 이강 기자 = 정부가 보유세는 지금보다 무겁게, 양도세는 가볍게 개편해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할 전망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동행기자단과 만나 "우리나라는 부동산 보유세는 낮고 양도세는 높다 보니 '락인 효과'(lock-in effect, 매물 잠김 현상)가 크다"며 "취득 단계·보유 단계·양도 단계 전반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보유 부담은 낮고 양도 부담은 커서 (부동산을) 팔지 않고 쥐고 있게 만드는 구조"를 핵심 문제로 꼽았다.
현행 제도에서는 집을 팔 때 내는 양도세 부담이 커서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고, 반대로 보유세는 상대적으로 낮아 부동산의 장기 보유·편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거래가 얼어붙고, 자금이 부동산에만 묶이면서 조세 비효율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보유·양도·취득 단계별 세제 재설계, △고가 1주택과 다주택 간 과세 형평성 재점검, △보유세 부담을 일정 수준 높이는 대신 양도세 부담을 낮추는 조합을 검토 중이다.
특히, 구 부총리는 고가 1주택과 다주택 간 과세 형평성 재점검을 두고는 "다주택만이 아니라 고가 주택도 함께 봐야 한다"며 "5억짜리 세 채(15억)와 50억 한 채 중 어느 쪽이 형평에 맞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그가 "1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세제 혜택이 시장 왜곡을 낳고 있다"며 "다주택자뿐 아니라 '똘똘한 한 채'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구 부총리는 이번 세제 개편의 궁극적 목표를 '돈의 흐름을 바꾸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앞으로 우리 주택시장에 대한 금융이 '생산적 금융, 자본시장'으로 넘어갈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부동산에 묶인 자금을 기업 투자나 자본시장으로 유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번 세제 개편 논의와 관련해 연구용역을 통해 방향을 구체화한 뒤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시점과 방식으로 정책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관련 연구에 신속히 착수해 언제든지 정책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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