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팅하우스 계약·대왕고래 논란'…난타전 오간 산업부 국감(종합)
[국감초점]김정관 장관 "웨스팅하우스 계약 '정상적'…유럽 시장 진출 교두보"
"자원 개발 한 번 시도로 안돼…대왕고래 절차는 아쉬워"
- 김승준 기자, 임세원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임세원 기자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13일 진행된 산업통상부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한국전력공사·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지식재산권 분쟁 해소를 위한 합의와 대왕고래를 포함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을 두고 난타전이 오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웨스팅하우스 계약 논란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계약'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유럽 원전 시장의 교두보 성격이 있는 만큼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대왕고래를 두고서는 "절차, 커뮤니케이션 등 추진 과정에서 아쉬움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정감사는 오전 10시 개의 예정이었으나 증인을 둔 여야 의견 차이로 오전 11시 7분께 시작됐다. 가까스로 시작된 회의는 1시간여 만에 여야 간 고성이 오간 후 정회됐다. 웨스팅하우스 계약 논란 때문이었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대통령실이 합의에 반대 의견을 낸 한전 이사진을 불러 혼냈다는 증언이 있고, 산업부 장관은 체코 원전이 진행되지 않으면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당할 수 있다고 발언한 의혹도 있다"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한국 원전 산업을 외국 기업에 예속시킨 매국적 협약"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매국 협약이라는 평가에 반박하며, 근거 확인을 위한 협상문 공개를 주장했다.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의 계약에는 기밀 유지 의무가 있으나 정부나 국회 등의 공개 요구가 있으면 공개가 가능한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계약서 원본 제출에는 동의하면서 "일부 여당 소속 의원들이 한수원-웨스팅하우스 계약 체결을 매국 계약이라고 호도하고 있는데, 어떤 내용이 매국이라 볼 수 있는지 계약서 원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런 요구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단순히 기업의 비밀 이슈만이 아니라 한미 관계에도 굉장히 중요한 이슈"라며 "한미 원자력 협정, 관세 협상 등 여러 가지 진행되어 온 상황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공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신중론을 펼쳤다.
이에 민주당 의원 일부는 공개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공개 압박을 이어갔다.
계약 공개 공방이 오가는 중 김동아 민주당 의원이 "웨스팅하우스 계약은 원전 기술 내주는 있어서는 안 되는 매국 계약이 맞다"며 "(이재명) 정부 입장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싸놓은 똥을 치워야 하는 입장이어서 공개에 신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여야 간 고성이 오갔고 국정감사는 2시간가량 중단됐다.
재개된 국정감사에서도 한수원-웨스팅하우스 계약 논란을 둘러싼 공방이 반복됐다.
이에 김정관 장관은 "계약을 두고 여러 비판도 있고 불가피한 면도 있다"며 "유럽시장의 원전 시장 교두보 확보 측면에 있어 나름대로 값어치 있는 협상이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동해심해가스전 사업이 윤석열 정부가 지지율 위기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근거가 부족한 채 추진됐다고 평가했고 국민의힘 측은 단기적 실패를 장기 사업 전체의 실패로 규정하면 자원개발 사업을 할 수 없다고 맞섰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지지율이 떨어질 때마다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것"이라며 "2024년 5월 김건희 명품백 이슈 등으로 본인 지지율이 21%로 깨지는 순간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들은 △자문업체(액트지오) 선정의 부적절성 △대왕고래 사업 관련자의 승진 및 성과급 지급 △윤석열 대통령의 대왕고래 '졸속' 발표 논란 등의 공세를 이어갔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대왕고래 지역의 시추 결과가 경제성 없더라도 다른 동해심해가스전 탐사 전체를 실패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남미의 가이아나 유전은 열세번째 (시추)에야 성공했다"며 "여러 유망 구조 중의 하나를 파 놓고 대국민 사기라고 한다면 누가 자원개발에 뛰어들겠나"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한 번 실패하면 다 실패한 것이냐"는 서 의원의 질의에 "그렇지는 않다. 자원 개발 역사는 무수한 지고지난(至高至難) 역사의 과정"이라며 "시도도 많이 했고 수십 번 했던 역사라 한번 가지고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의 추가 질의에는 "추진 과정에서 절차라든지 커뮤니케이션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산중위 국정감사에서는 한미 관세 협상 진행 상황도 다뤄졌다.
김 장관은 "현재 협상 과정에서 내용이 조금씩 바뀌는 과정으로 우리측의 통화스와프 요청도 처음에 없었지만, 미국 측이 (3500억 달러 투자펀드를) 현금 투자 중심으로 하자는 제안을 함에 따라 통화스와프로 카운터 오퍼(역제안)를 했다"며 "외환 관련해서 어느 정도 공감대가 만들어져 서로 간격을 좁혀 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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