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외환시장 26.5%↑·금리파생 34.7%↑ 성장…세계 점유율은 제자리

외환상품 하루 857억달러, 순위 14위로 상승했지만 점유율 0.7%
금리파생 일 146억달러, 한국 비중 0.2% 고착·원화 활용도 급감

원·달러 환율이 두 달 만에 다시 1400원선에 바짝 다가선 20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에 환율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이달에만 2.6% 떨어지며, 주요 통화 가운데 엔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약세를 기록했다. 2025.7.2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한국 외환·장외 파생상품의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세계 시장에서의 비중은 정체하거나 하락했고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5년도 BIS 주관 '전세계 외환 및 장외파생상품 시장 조사(거래금액 부문)'에 따르면, 한국의 외환상품과 장외 금리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각각 26.5%, 34.7% 증가한 반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 0.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환상품 순위는 14위로 한 계단 올랐으나 장외 금리파생상품 순위는 18위로 한 단계 하락했다.

한국 외환상품시장 거래액은 올해 4월 하루 평균 857억 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4월(677억 5000만 달러)보다 26.5% 늘어난 수치다. 다만 세계 시장 점유율은 0.7%로 변동이 없었다. 원화는 국제 외환거래에서 1.8% 비중으로 정체됐고, 통화별 순위도 12위에 머물렀다.

전세계 외환상품시장 거래액은 하루 평균 9조 6000억 달러로 28.5% 늘었다. 미국의 관세정책 발표 이후 달러 약세 국면에서 기관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선물환을 활용한 헤지에 나선 영향이다.

거래 유형별로는 현물환이 3조달러로 41.8% 늘어 비중이 30.8%까지 확대됐고, 외환 스와프는 소폭 증가했으나 여전히 41.5%를 차지하며 최대 거래 유형으로 남았다.

통화별로는 달러 비중이 89.2%로 압도적 지위를 유지했으며 원화는 1.8%로 제자리였다. 반면 유로화(28.9%)와 파운드화(10.2%)는 감소했고, 엔화는 16.8%로 큰 변화가 없었다.

위안화는 존재감을 키우며 비중이 7.0%에서 8.5%로 확대됐다. 이는 2019년(4.3%)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영국·미국·싱가포르·홍콩 4개국이 전체 외환거래의 75% 이상을 차지했다.

원·달러 환율은 1390원대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원화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환율 협의 여파로 인해 원화 절상 기대가 이어지면서 환율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5.5.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장외 금리파생상품시장에서도 한국의 성장세는 제한적이었다. 거래액은 하루 평균 145억 9000만 달러로 2022년(108억 3000만 달러)보다 34.7% 늘었지만 세계 시장 비중은 0.2%로 변동이 없었고, 순위는 18위로 한 단계 떨어졌다.

특히 원화의 통화별 비중은 0.9%에서 0.3%로 급감하며 순위도 8위에서 16위로 떨어졌다.

전세계 장외 금리파생상품 거래액은 하루 평균 7조 9000억 달러로 58.6% 늘었다. 이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리스와프 거래가 7조달러로 61.6% 증가했다. 특히 하루짜리 초단기 금리에 기반한 OIS 거래가 145.8% 급증하며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통화별로는 유로화가 31.9%에서 38.5%로 늘어나면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달러(31.0%)를 앞질렀다. 이는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동결했지만, 유로존 중앙은행(ECB)이 세 차례 금리를 인하하면서 유로화의 변동성이 확대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파운드화(12.0%)와 엔화(5.2%)도 비중이 늘었다. 국가별로는 영국과 미국이 전체 거래의 73.4%를 차지했으며, 독일과 일본의 비중은 확대된 반면 홍콩과 싱가포르는 축소됐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