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천원 밥·어린이 과일간식…예산안에 담긴 이재명표 '먹사니즘'

초등 늘봄학교에 주1회 국산과일 간식…'먹거리 기본보장 코너' 신설
'어르신 스포츠 강좌 프로그램' 도입…청소년 HPV 백신 무료접종도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2026년 예산안 및 2025-2029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5.8.29/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국민 생활과 밀접한 '체감형 사업'을 대거 반영했다. 인구감소지역 중소기업 직장인에게 식비를 지원하고, 초등학생에게 과일 간식을 제공하는 등 '먹거리' 관련 예산을 신설한 것이 특징이다.

3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2026년 예산안'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 온 '먹사니즘' 철학이 반영된 예산 항목들이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과거부터 "먹는 문제 갖고 애달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해 온 바 있다.

'직장인 아침 한 끼'부터 '어린이 과일간식'까지…인구감소지역 여행비 반값 지원도

먼저 '먹거리' 관련 신규 사업들이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됐다. 정부는 식생활 여건이 취약한 인구감소지역 중소기업 직장인 5만 4000명을 대상으로 월 4만 원 상당의 식비를 지원하는 '직장인 든든한 한 끼'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79억 원의 예산을 새롭게 편성했다.

기업의 선택에 따라 아침 식사를 1000원에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이나, 점심시간 외식업종에서 결제한 금액의 20%를 할인해 주는(월 4만 원 한도) '든든한 점심밥' 방식으로 지원된다.

전국 초등 늘봄학교 1~2학년 학생 60만 명에게는 주 1회 국산 과일 간식을 제공한다. 16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성장기 어린이들의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돕고 국산 과일 소비를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먹거리 기본보장 코너' 사업도 신설된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푸드마켓에 방문하면 쌀, 라면 등 2만~3만 원 상당의 기본 생필품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5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2회 이상 방문 시에는 복지 상담을 통해 다른 서비스와 연계해 준다.

국민 여가 생활과 관련된 사업들도 편성됐다. 65세 이상 어르신 100만 명을 대상으로 맞춤형 스포츠 강좌를 무료로 제공하는 '어르신 스포츠 강좌 프로그램'이 신설된다. 예산은 75억 원이다.

인구감소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여행경비의 절반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지역사랑 휴가지원제'도 시범 추진된다. 20개 지자체에서 1인당 최대 10만 원, 2인 이상은 최대 20만 원까지 환급받을 수 있다. 65억 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11일 여름방학을 마치고 개학한 부산 사상구 모동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새학기 교과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News1 2025.8.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돌봄·안전·의료 등 민생 지원 확대…군 장병 급식단가도 인상

이 외에도 국민 생활과 직결된 다양한 사업들이 예산안에 담겼다.

야간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해 24시간 운영되는 지역아동센터 50개소를 신설하는 등 '야간 긴급돌봄' 사업 예산을 15억 원으로 늘리고, 저소득 가구 대상 야간 아이돌봄 서비스 할증요금을 지원하는 사업(26억 원)도 새롭게 추진한다.

청소년 건강 증진을 위해 독감 무료 예방접종 대상을 만 14세(중2)까지 확대하고(546억 원), 자궁경부암 등을 예방하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무료 접종 대상에 만 12세 남성(303억 원)을 포함하기로 했다.

장애인 가족의 돌봄 부담 완화를 위한 '가족휴식 지원' 사업 예산은 20억 원에서 39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려 지원 대상을 1만 5000명에서 1만 9000명으로 확대한다.

근로자가 없는 1인 중증장애인기업 115개 사를 대상으로는 고객 응대, 행정 보조 등을 돕는 '업무지원인'을 파견하는 사업(17억 8000만 원)을 신설해 자립을 돕는다.

일상 속 안전 강화를 위해 관광지 등 공중화장실 1만 8000개소에 3년간 불법촬영 탐지 시스템과 비상벨을 설치하는 사업에도 62억 75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장병들의 복무 여건 개선을 위한 예산도 반영됐다. 5년 미만 초급 간부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보수를 6.6% 인상한다. 장기 복무자를 대상으로는 3년간 최대 1080만 원을 매칭해 지원하는 '내일준비적금'을 신설한다. 3년간 동결됐던 급식 단가는 1일 1만 3000원에서 1만 4000원으로 인상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국민 모두를 포용하고 함께 성장하는 기본이 튼튼한 사회를 만들겠다"며 "취약계층을 위해 촘촘한 사회안전매트를 구축하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