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세종실록] 5년 만에 또? 정부조직 칼질에 관가는 술렁
- 한종수 기자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정부 조직을 개편한 만큼 새 정부의 정책 시행 효과도 커질까요? 인사 교류나 협업 없이는 화학적 결합과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들텐데, 또 이름만 바꾸는 개편이 될까 걱정입니다."
공직사회가 곧 수술대에 오를 환자의 심정으로 정부 조직개편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꾸린 정부조직개편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 중인 개편안이 충분한 검토와 공감대 없이 진행되는 분위기라 우려는 더욱 커진다.
5년 주기 정권교체기마다 반복되는 이 상황도 지긋지긋하긴 마찬가지다. 잦은 개편으로 국정을 혼란스럽게 할 바엔 "정부조직법 개정을 함부로 못 하게 헌법으로 규정하자"라는 모 부처 고위공무원의 말이 이런 심정을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공직사회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를 종합해 보면 이번 정부조직 개편은 부처의 기능을 통·폐합해 정부를 슬림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때문에 과거 이명박정부 출범 당시와 견줄 만큼 큰 폭의 통합·분리가 예견된다.
여성가족부 폐지나 디지털미디어부 신설 등 다양한 개편안이 흘러나온다. 폐지 또는 기능 이관 방향으로 논의 중인 부처는 이 상황이 달가울 리 없고, 타 부처의 기능을 넘겨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조직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감지된다.
부처 기능 이관 등의 개편 논의 과정에서 알력 다툼도 벌어진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가 대표적이다. 산업부는 24일 열린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통상 조직의 외교부 이관 불가"의 뜻을 분명히 한 반면, 외교부는 "통상 기능의 외교부 환원"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가 이전 정부와 차별화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기 위해선 새 국정 기조에 맞는 조직개편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의 조직개편이 새로운 국민적 요구에 맞추고 좋은 결과를 끌어냈는지 공직사회 스스로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일례로 이명박정부 시절 지식경제부가 상공부→동력자원부→상공자원부→통상산업부→산업자원부에서 명칭을 바꾸고 기능을 재정비한 결과 천문학적인 해외자원개발 손실로 귀결된 것이 과연 옳은 방향이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화학적 결합 없는 조직개편도 큰 문제로 꼽는다.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박근혜정부 때의 미래창조과학부 후신으로 설립됐지만 과학기술 조직과 정보통신 조직 간 인사교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등 협업이나 시너지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결과적으로 조직개편이 정부 정책 추진의 효과성을 제대로 검증했는지 의문이라는 얘기다. 조직 기능을 주고받고 이름을 바꾸는 식의 조직개편이 대체 무슨 도움이 되느냐는 자조적인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 경제부처 공무원은 "정부조직개편이 장기간에 걸쳐 연속성 있게 추진할 국가전략적 과제를 단절하지 말고 조직 칸막이 제거, 협업 강화, 증복 기능 제거 등 현재와 미래의 정책 문제 해결을 돕는 건설적인 대안이 제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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