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 텍사스 발전사업에 원전 8기까지…대미투자 '에너지 인프라'로
엔시날 1호로 사실상 낙점…사업비 168억→223억 달러 증액
원전 8기 후속 협의…알래스카 LNG·CCUS도 후보군 거론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한미 대미투자의 첫 사업으로 약 30조원이 투입되는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가 사실상 확정된 데 이어, 최대 8기의 대형 원전 건설도 후속 사업으로 논의되고 있다. 미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늘면서 에너지 인프라가 대미투자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다만 가스발전과 원전은 투자 규모와 사업 기간, 위험 요인이 크게 다른 만큼 개별 사업의 수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관건이다. 특히 첫 사업부터 사업비가 당초보다 크게 늘어난 만큼, 향후 투자 재원의 배분과 수익·위험 분담 구조가 대미투자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7일 국회 등 정치권에 따르면 텍사스주 엔시날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이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로 추진된다. 이 사업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총 6.3기가와트(GW) 규모의 발전 설비를 구축하는 방안으로 알려졌다. 1단계로 가스터빈 발전 1.4GW를 개발한 뒤, 고효율 복합화력 설비 4.9GW를 순차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당초 168억 달러였던 엔시날 프로젝트 총사업비는 협의 과정에서 198억 달러로 늘었고, 미국 측의 용수 인프라 등 추가 비용 반영 요구를 거쳐 223억 달러 수준으로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미투자기금에서 실제로 투입되는 금액은 한국 측 지분율과 프로젝트 차입, 미국 측 출자 구조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미국 내 대형 원전 건설은 후속 프로젝트로 추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한미는 미국 내 원전 건설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향에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대 8기의 대형 원전 건설이 후속 사업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원전 부지와 사업자, 원자로 노형, 착공 시점, 투자 방식과 규모 등 세부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텍사스 발전 사업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텍사스의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은 10만메가와트(㎿), 100기가와트(GW)로 집계됐다. 버지니아 3만 7000㎿, 유타 3만 1000㎿를 웃도는 규모다. 이는 실제 가동 중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아니라 개발 계획 기준이다.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1센터 북미유럽팀 부연구위원은 "텍사스는 데이터센터 관련 투자가 가장 많이 이뤄질 지역"이라며 "발전소 투자 계획도 많지만 이를 상회할 정도로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가 있어 향후 전력 부족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력 수요를 확보하는 데 아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 비용과 기대 수익은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스발전 사업은 전력 구매자 확보와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연료 조달, 송전망 연계 비용, 건설비 부담 등을 따져야 한다.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더라도 발전 수요가 투자 수익으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원전은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지만, 장기간이 걸리는 대형 프로젝트다. 부지와 사업자 선정부터 원자로 노형, 인허가, 전력판매계약까지 선행 절차가 많다. 공사비 증가와 준공 지연 가능성도 수익성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후속 후보군으로는 알래스카 LNG 개발과 미국 중서부 지역의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사업도 거론된다. 다만 이들 사업은 대규모 파이프라인 건설 등이 필요해 사업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전과 가스발전이 대미투자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 개별 사업의 수익성뿐 아니라 전체 투자 재원의 배분과 회수 구조도 중요해진다. 산업통상부는 1호 프로젝트와 함께 개별 사업에 자금을 집행하고 투자 수익을 회수할 투자 특수목적법인(I-SPV) 운영계약안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 사업의 수익을 I-SPV에 모아 위험을 분산하는 방식이 거론됐지만, 사업 간 수익 이전을 제한하거나 별도 정산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산업부는 현재 한미 간 협의가 진행 중이며, 구체적인 프로젝트와 투자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관련 법령에 따른 국회 보고와 미국 측 협의를 거쳐 실제 투자 사업을 확정할 계획이다.
joyonghu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