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수출 첫 1000억 달러 돌파…반도체·AI 호황 이끌었다(종합)

수출 70.9%↑·수입 30.1%↑, 무역수지 첫 300억 달러대 흑자
반도체 199.5%↑·컴퓨터 308.8%↑…고부가 IT 수출 급성장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 뉴스1 황기선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김승준 기자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6월 한국의 수출이 사상 첫 1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상반기 무역 호황을 이끌었다. 반도체와 AI 인프라 확대에 힘입어 IT, 소비재, 소재·기계 등 전방위로 수출이 늘면서 무역수지 흑자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6월 수출 첫 1000억 달러, 상반기 무역 흑자도 역대 최대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6월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70.9% 늘어난 1022억 5000만 달러로 독일,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월간 수출 1000억 달러를 넘겼다.

같은 기간 수입은 30.1% 증가한 661억 달러에 그쳐 무역수지는 361억 5000만 달러 흑자를 내며 처음으로 300억 달러대를 돌파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수출 4967억 달러, 수입 3584억 달러, 무역수지 1383억 달러 흑자로 과거 최대였던 2017년을 웃돌았다.

경기 과천시 과천국립과학관 미래상상SF관에서 열린 '현대 전자 문명의 기반, 반도체' 전시. ⓒ 뉴스1 신웅수 기자
반도체 448억 2000만 달러·컴퓨터 54억 1000만 달러, 고부가 IT 수출 급성장

품목별로는 20대 주력 품목 중 18개가 플러스 성장을 기록해 수출 증가세가 특정 업종에 쏠리지 않고 넓게 확산된 점이 눈에 띈다.

IT 부문에서 반도체 수출이 199.5% 급증한 448억 2000만 달러로 사상 처음 400억 달러를 넘었고, 컴퓨터는 SSD 수요 확대에 힘입어 308.8% 늘어난 54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51.9% 증가한 15억 5000만 달러로 휴대폰 완제품 판매 호조를 반영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와 AI 인프라 관련 수요가 동시에 폭발하면서 IT 수출 구조가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빌리티, 에너지·화학, 소재·기계, 소비재에서도 고른 증가가 확인된다. 자동차 수출은 67억 1000만 달러로 5.8% 늘었고, 선박은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비중 확대에 힘입어 12.9% 증가한 28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은 각각 49.8%, 18.8% 늘어난 55억 9000만 달러, 40억 7000만 달러였으나 휘발유, 경유, 등유는 수출 통제 영향으로 물량이 크게 줄었다.

철강은 데이터센터 건설 증가로 9.6% 늘어난 21억 4000만 달러로 14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했고, 비철금속은 단가와 물량이 함께 뛰면서 45.8% 증가한 18억 2000만 달러로 6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IT와 소비재가 동시에 성장 축으로 부상한 점도 눈길을 끈다. 메모리와 AI 서버용 부품이 함께 수출을 이끌면서 전통 주력인 메모리 단일 의존 구조에서 AI 인프라, 고부가 IT 복수 축 체제로 옮겨가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바이오헬스 수출은 14.1% 늘어난 19억 2000만 달러로 6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화장품과 농수산식품은 각각 42.5%, 16.8% 증가한 13억 4000만 달러, 11억 7000만 달러로 K뷰티와 라면, 조미김 등 가공식품의 해외 수요 확대를 보여줬다.

이들 소비재는 제조업 성장세가 IT 중심에서 일상 속 브랜드·식품으로까지 확산되는 흐름을 견인하며 수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접견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31 ⓒ 뉴스1 허경 기자
중국·미국·아세안·EU 수출 호조, 중동·CIS 부진은 여전히 관리 과제

지역별로는 중국, 미국, 아세안, EU 등 주요 시장에서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대중국 수출은 반도체, 석유화학, 일반기계, 무선통신기기 호조로 92.1% 급증한 200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8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미국으로는 반도체, 컴퓨터, 전기기기 등 AI 서버 관련 품목과 화장품, 농수산식품 등 소비재가 동시에 늘어 수출액이 78.6% 증가한 200억 2000만 달러에 달했다.

아세안 수출은 반도체, 석유제품,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86.6% 급증해 5개월 연속 월 기준 역대 최대를 경신했고, EU 수출도 선박, 반도체, 자동차, 바이오헬스가 고르게 늘며 31.8% 증가한 76억 2000만 달러로 6월 기준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입은 유가 상승 영향으로 45.1% 증가했지만 에너지 외 수입은 27.0% 증가에 그치며 수출 호조와 격차를 보였다. 원유 수입 물량은 전년보다 10% 줄었지만 수입단가가 뛰면서 금액 기준으로는 50.4% 늘어난 86억 달러를 기록했다.

비에너지 부문에서는 비철금속, 반도체 장비 등 핵심 소재와 설비 수입이 늘어 향후 생산·수출 확대를 뒷받침할 기반 투자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입 구조를 보면 단순 경기 반등을 넘어 IT, 소비재, 소재·기계 등 주력 산업 전반에서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6월 성과는 반도체 수출이 상반기에 이미 1924억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연간 실적 1734억 달러를 앞지른 가운데, 반도체 외 품목 수출이 6월 574억 달러, 상반기 3043억 달러로 각각 28%, 16% 늘어난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가격과 AI 투자 흐름이 유지될 경우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글로벌 경기와 환율, 유가 변수가 겹칠 경우 수출 증가세가 조정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도 함께 점검하고 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