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美와 3500억달러 규모 투자 MOU…상업적 합리성 보장"(종합)

(세종=뉴스1) 김승준 나혜윤 기자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정부가 14일 미국과 35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지난 7월 말 양국이 큰 틀에서 관세협상에 타결한 이후 약 3개월 반 만에 성사된 후속 조치다.

우리 정부는 2000억 달러를 투자하되, 연 200억 달러 한도로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나머지 1500억 달러는 우리 기업의 직접투자(FDI), 보증, 선박금융 등을 포함한 조선 협력 투자로 구성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국과 미국 정부는 총 3500억 달러 투자 운영에 대한 합의를 토대로 전략적 투자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김 장관은 "이번 관세 합의는 양국 간 신뢰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는 계기로 향후 전략적 투자 MOU 이행 과정에서 양국이 상호 호혜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양국 간 산업 공급망 협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MOU 체결은 지난 7월 30일, 양국이 큰 틀에서 관세 협상에서 합의한 뒤 3개월 반 만이다.

이번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는 2000억 달러의 전략 투자와 1500억 달러의 조선 협력 투자로 구성된다.

2000억 달러의 전략 투자 대상은 미국 상무장관이 위원장인 투자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미국 대통령이 선정한다.

김 장관은 "투자위원회는 사전에 한국의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협의위원회와 협의해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투자만을 미 대통령에게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투자란, 투자위원회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판단했을 때 충분한 투자금 회수가 보장되는 투자"라며 "투자 분야는 양국의 경제 및 국가안보 이익을 증진하는 분야로 조선, 에너지, 반도체, 의약품, 핵심 광물,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등으로 사업 선정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투자금 납입은 미국이 투자처 선정을 한 이후 최소 45영업일이 경과한 날 납입해야 한다. 이것이 이행되지 않으면 관세가 인상될 수도 있다. 다만 연간 투자 한도는 200억 달러로 자금요청(capital call) 방식으로 지출된다.

투자에서 발생한 수익은 원리금 상환 전까지는 한국과 미국에 각각 5대 5의 비율로 배분되고, 원리금 상환 이후부터는 한국과 미국에 각각 1대 9의 비율로 배분된다.

미국은 전체 프로젝트 관리를 위한 '투자 특수목적법인(SPV)'를 설립하고, 투자 프로젝트별로 '프로젝트 SPV'를 설립한다.

SPV는 개별 사업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우산형 구조'로 설계됐다. 미국은 전체 프로젝트를 통합 관리하는 투자 SPV를 설립하고, 여기에 조선·에너지·반도체 등 분야별 프로젝트 SPV를 각각 두는 방식이다. 투자 SPV는 개별 프로젝트 수익을 모아 일괄적으로 원리금 상환에 투입한다. 특정 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성공 프로젝트 수익으로 보전하는 구조다.

이번 대미 투자의 위험, 손실을 줄이는 장치로는 △투자금액 조달 거부권한 △한국인 프로젝트 관리자 선정 우선 △상품·서비스 공급 업체 선정 시 한국 업체 우선 등이 있다.

김정관 장관은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 투자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는 직접 또는 협의위원회를 통해 조선 분야 민간투자, 보증, 선박금융 등을 지원한다"며 "조선 협력에서는 발생하는 모든 수익이 우리 기업에 귀속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특별법을 마련해 대미 투자를 전담하는 특별기금을 설립할 계획이다. 투자를 위해 기금이 직접 외화를 조달하며, 외환시장 영향 최소화를 외화자산의 운용수익을 활용하거나,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등 다른 수단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계획이다.

정부는 특별기금의 설치, 투자자금의 조달 및 운용 방식, 거버넌스 등에 관한 내용이 담긴 특별법을 준비해 국회에 제공할 예정이다.

자동차·부품 관세 인하 시점은 전략적 투자 MOU 이행을 위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 자로 소급 적용되는 것으로 양국 간 합의했다.

목제 제품 232조 관세 인하, 그리고 항공기·부품에 대한 상호관세와 항공기·부품에 들어가는 철강·알루미늄·구리 관세 면제는 전략적 투자 MOU 서명일인 14일부터 발효된다.

제네릭의약품, 일부 천연자원 등 전략 품목에 대한 상호관세 면제는 연내 개최하기로 한 한미 FTA 공동위원회에서 공동 설명자료에 포함된 비관세 관련 이행계획이 합의되는 시점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