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기업 20억대 해외진출 지원 불구…29곳 중 15곳 수출실적 '0'
선진기상기술 7개 과제 본사업 전환·국내기업 수주 0건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기상청 산하기관이 최근 5년간 기상기업의 해외 진출과 수출 지원에 22억 원 넘게 집행했지만, 지원받은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은 수출 실적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사업의 사전 타당성 조사와 사업기획을 지원한 별도 사업에서도 본사업으로 전환되거나 국내 기업 수주로 이어진 사례가 없어 성과관리의 실효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뉴스1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기상기후산업 종합수출 지원사업' 등 국내 기상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책을 운영해 왔다.
이들 사업의 예산은 5년간 총 30억 4100만 원이었다. 실제 집행액은 22억 169만 원으로 집계됐다. 연도·사업별 지원 건수를 합하면 60건이며, 중복 지원을 제외한 지원기업은 29개 사였다.
기술원이 제출한 기업별 '지원 후 수출액' 자료에서는 29개 사 가운데 14개 사의 수출 실적만 확인됐다. 나머지 15곳은 수출액과 수출국이 확인되지 않았다.
수출로 이어지지 않은 기업들도 해외시장 조사나 제품 개발 등의 중간 성과는 냈다. 다만 실제 수출 실적과는 별개다.
A사는 2023~2025년 5900만 원이 지원돼 시제품 개선과 관련 특허 출원까지 이뤄졌지만, 실제 수출 실적은 발생하지 않았다. 7000만 원 가량을 지원받은 B사는 330만 달러 규모의 '사업 제안서'(PCP)를 타지키스탄에 전달했지만, 본사업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C사는 케냐에서 기상 센서를 활용한 사업 타당성 조사를 진행했으나 수출로 전환되지 않았다.
2024년 태평양 도서국 조기 경보시스템 구축을 추진한 D사는 1억 4000만 원을 지원받은 뒤 타당성 조사보고서와 녹색기후기금(GCF) 사업 제안서 등을 내놨지만 본사업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E사는 2024년부터 올해까지 1억 4500만 원을 지원받아 타지키스탄의 위성·인공지능(AI) 기반 기상·기후 정보 플랫폼 사업을 추진했지만 아직 본사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기상산업기술원이 2024년 시작한 '한국형 선진 기상기술 수출 지원사업'도 자료 제출 시점까지 본사업 전환이나 국내 기업 수주로 이어진 사례는 없었다.
2024~2026년 이 사업에는 7차례 기업 지원을 통해 6억 2300만 원이 집행됐다. 태평양 도서국 다중위험 조기 경보시스템, 키르기스스탄 농업관개, 인도네시아 고층기상관측시스템, 타지키스탄 AI 기상·기후 플랫폼, 엘살바도르 허리케인 감시·예측 플랫폼 등 7개 과제를 지원했다. 일부 사업은 본사업 연계를 계속 추진 중이지만, 키르기스스탄 사업은 GCF 인증기구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본사업 추진 중단을 발표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후센터(APCC)의 연구·용역 성과관리에서도 점검이 필요한 대목이 확인됐다.
센터의 '최근 5년간 연구·정책·R&D 용역 현황'에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총 12개 용역이 포함됐다. 바누아투 농업기후정보서비스 구축과 국가 기후예측모델 통합 평가·표출시스템 구축, 쿡 제도 하천유량 예측, 팔라우 댐 수위예측, 니우에 산불위험 예측, 마셜제도·투발루 가뭄 조기경보 기술개발 등이다. 다만 12건은 모두 정책에 직간접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나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해외시장 조사와 타당성 조사, 시제품 제작 등 중간 단계의 지원이 실제 수출이나 본사업 수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와 지원 종료 이후 성과관리 체계를 점검할 방침이다.
나 의원은 "해외시장 조사나 타당성 조사 자체를 성과로 삼기보다 실제 수출과 본사업 수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 끝까지 관리해야 한다"며 "사업 종료 이후에도 성과를 추적하고 결과를 다음 지원사업에 반영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2022년 외교부 기후환경대사로 활동했으며, 같은 해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정상회의에 대통령 특사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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