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새 남하 시작…철새도래지 오리류 2.9배↑ AI 유입 '비상'

해외 야생조류 고병원성 AI 검출 1년 새 2배 이상 늘어
예찰 지점 112곳으로 확대…축산차량 출입 통제 구간 280곳 지정

2일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 형산강에 겨울 철새인 홍머리 오리 등이 월동을 위해 모여들고 있다. 2026.10.2 ⓒ 뉴스1 최창호 기자

(세종=뉴스1) 김우진 기자 = 겨울 철새의 국내 도래가 시작된 가운데 해외 야생조류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검출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고 국내 철새도래지의 오리과 조류도 189.7% 급증하면서 정부가 올겨울 AI 유입 차단을 위한 선제 방역에 나섰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겨울 철새의 국내 도래와 해외 야생조류 고병원성 AI 검출 증가에 대비해 방역 대응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이 9월 25~27일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10곳을 조사한 결과, 물새류 5만 7036마리가 관찰됐다. 일부 겨울 철새가 이미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할 수 있는 한강하구·시화호·삽교호 3곳에서는 물새류가 1만 5606마리에서 2만 3893마리로 53.1% 늘었다. 특히 고병원성 AI에 감수성이 높은 오리과 조류는 6448마리에서 1만 8678마리로 189.7% 증가해 약 2.9배가 됐다.

해외 상황도 심상치 않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 따르면 유럽 등 해외 야생조류의 고병원성 AI 검출 건수는 올해 1~8월 295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32건의 2배를 넘었다.

이에 기후부는 9월부터 겨울 철새 초기 기착지와 AI 검출 위험이 높은 22개 지점을 집중 감시하고 있다. 예찰 지점도 102곳에서 112곳으로 늘려 분변 채취와 폐사체 수색을 강화한다. 몽골·일본 등과 협력해 위치추적기로 철새 이동경로를 분석하고, 국내 검출 바이러스의 유전형 분석을 통해 확산 양상도 예측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9월 30일부터 '철새 정보 알림 시스템'으로 전국 축산농가에 고병원성 AI 위험 경보를 발령했다. 소독 차량과 드론을 동원해 철새도래지 주변 도로와 농장 진입로를 소독하고, 축산차량이 철새도래지 인근을 우회하도록 '축산차량 출입 통제 구간' 280곳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되면 검출 지점 반경 10㎞ 이내를 예찰 지역으로 설정한다. 이 지역은 21일간 사람과 차량 출입이 통제되며, 인근 가금 농가 검사와 집중 소독도 실시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이채은 기후부 자연보전국장은 "아직 겨울 철새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전이지만 오리과 조류가 크게 증가하고 해외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검출이 늘고 있어 올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야생조류 폐사체를 발견하면 직접 접촉하거나 옮기지 말고 즉시 관할 지방정부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동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10월부터 겨울 철새 도래가 본격화되면 가금농장으로 바이러스가 유입될 위험도 더욱 커진다"며 "국민께서는 철새가 모이는 강가나 저수지 방문을 가급적 자제하고, 가금 농가는 외부 사람·차량의 농장 출입을 철저히 차단하는 등 기본 방역 수칙을 지켜 달라"고 말했다.

woojink3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