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자영업자도 종속되면 노동자"…화물연대 '노봉법' 적용 여지 시사
"조합원 사망 본질은 다단계 구조…BGF리테일이 '원청'"
- 나혜윤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고용노동부가 화물연대 조합원을 개인사업자로 규정하며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해온 가운데,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형식보다 실질적 지배·종속 관계가 중요하다"며 노란봉투법 적용 판단 기준과 맞닿아 있는 노동자성 인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장관은 2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형식적으로는 자영업자라 하더라도 경제적으로 종속된 관계라면 노동자로 볼 수 있다는 판례가 있다"며 "형식보다 실질을 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노동부는 화물연대 집회 과정에서 사상자가 발생하자 설명자료를 통해 조합원들을 소상공인·개인사업자로 규정하고 노란봉투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김 장관의 발언은 화물연대 조합원을 노동자로 인정할 여지를 열어두는 동시에, 원청과 하청 노조 간 교섭 의무 등을 규정한 노란봉투법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해석의 폭을 넓힌 것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전날 시작된 화물연대본부와 BGF로지스 간 교섭을 두고도 기존 노동부 입장과는 결이 다른 인식을 내놨다. 그는 "노조법상 교섭이 아니다"는 기존 노동부 입장과 달리 "늦었지만 교섭 상견례와 실무 협의가 이어진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 사측이 테이블에 앉았다는 것은 교섭 상대방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조는 요구사항을 제시했고, 이제는 사측이 답을 내놓을 차례"라고 덧붙였다.
화물연대본부와 BGF로지스는 전날 교섭 상견례와 실무 협의를 잇따라 진행하며 협상에 착수했다. 양측은 대전에서 약 2시간 넘게 실무 논의를 이어가며 향후 교섭 방식과 주요 의제를 협의했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대화를 이어가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김 장관은 '원청이 BGF리테일이냐'고 묻자 "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는 복잡한 물류 계약 구조가 지목됐다. 김 장관은 "이 사건의 본질은 노란봉투법 이전부터 문제였던 '다단계 구조'"라면서 "오히려 노란봉투법 취지가 현장에서 잘 실현되지 않아 발생한 참사"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운송사와 맨 끝단에 있는 화물노동자가 계약하는 다단계 구조 속에서 갈등이 잉태됐던 것"이라며 "다단계 하청구조 속에서 맨 밑에 있는 노동자들은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김 장관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나아가 다단계 구조를 단순화해야 한다"며 "중간에 몇 단계를 끼워 넣어서 불필요한 비용도 발생하고 갈등도 내재하는데 구조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장관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조의 대규모 투쟁 '춘투'(春鬪)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통계를 보니 약 1100개에 달하는 하청노조가 약 390개 원청에 교섭을 요구했다"며 "하나의 원청에 2.8개 정도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란봉투법 시행 전에 보수 언론에서 '원청은 수백 개, 수천 개 노조와 1년 내내 교섭만 할 것'이라고 했다"며 "실제는 많아야 3개 정도 노조하고의 교섭인데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다. 춘투보다는 대화를 앞세우는 '춘담'(春談)"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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