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심의 시작…첫날부터 '업종차등·도급확대' 이견 팽팽(종합)

도급근로자 적용·업종별 차등 쟁점…勞 "적용 확대" VS 使 "지불여력 고려"
권순원 위원장 선출 둘러싸고 노동계 반발…민주노총은 퇴장하기도

민주노총 근로자측 위원들이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7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해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첫 전원회의에서 권순원 위원장의 선임 철회를 요구하며 퇴장한 가운데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2026.4.21 ⓒ 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심의가 21일 제1차 전원회의를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올해 심의는 도급근로자 적용 여부와 업종별 구분 적용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노사 간 이견이 재확인되면서 출발부터 팽팽한 대립 구도로 전개됐다.

특히 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지며 초반부터 갈등이 표출됐다.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가 위원장으로 선출된 가운데, 민주노총 측은 그의 과거 정부 활동 이력 등을 문제 삼으며 반발해 회의 도중 퇴장하는 등 향후 심의 과정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차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 위원회는 회의 직후 위원장으로 권순원 교수를, 부위원장으로 임동희 상임위원을 각각 선출하며 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이어 위원회는 고용노동부 장관의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 요청서'를 접수하고, 향후 구체적인 심의 일정과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또한 비혼 단신근로자 실태생계비 등 심의의 기초가 될 통계 자료들을 전문위원회에 회부해 본격적인 검토를 시작했다.

본격적인 심의에 앞서 진행된 모두발언에서 노사는 올해의 핵심 현안인 최저임금 적용 범위 확대와 지불 능력 고려를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 노동계는 플랫폼 노동자 등을 포함한 '사각지대 해소'에 방점을 찍은 반면, 경영계는 소상공인의 경영난을 이유로 '동결 수준의 신중한 접근'과 '구분 적용'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노동계 "최저임금 사각지대 해소"…도급·플랫폼 적용 확대 요구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올해 심의를 통해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안정과 모든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최저임금제도의 본 취지에 충실한 논의가 되길 기대한다"면서 "지난해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연구 결과를 위원회 심의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공익위원의 권고문이 나온 만큼 올해는 이 논의가 차질 없이 심의되어 도급제 노동자들에게 희망의 문이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은 더 이상 일부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광범위한 민생 문제로 자리 잡았다"면서 "최저임금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플랫폼, 프리랜서, 특수고용 노동자에게도 최소한의 보편적 안전망이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대통령이 언급한 '최저임금을 넘어 더 충분한 적정 임금'이 공염불이 되지 않으려면 저임금 노동자,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최저임금위가 무너진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모든 일하는 노동자 삶에 실질적으로 힘이 되는 인상과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존재하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근로자위원들은 권 위원장의 선출에 반대 의사를 밝히며 회의장에서 퇴장하기도 했다.

이 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새 정부 아래 노동을 존중하며 우리 사회 신망 받는 인사가 최저임금위원장이 되기를 바란다. 내란 청산도 아직 되지 않은 이 시기에 내란 정권에 부역한 인사를 최임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이렇게 회의를 진행되는 것에 더 이상 함께할 수 없기 때문에 퇴장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한 후 퇴장했다.

경영계 "지불 여력 한계"…동결론까지 언급하며 신중 접근 요구

사용자 측은 대내외 경제 여건을 이유로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근의 대내외 경제 환경은 어느 때보다도 엄중한 상황이어서 한층 더 마음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면서 "올해 최저임금 심의는 엄중한 경제 현실과 현장의 지불 여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전무는 "지금처럼 대내외 여건이 모두 악화된 상황에서는 사실 최저임금 동결조차도 아마 현장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 "올해 심의는 여러 쟁점들로 인해서 난항이 예상되지만 성실히 논의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과 많은 소상공인들이 채무 불량 또는 폐업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저임금 구분 적용은 해당 업종의 사업주 근로자 생계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올해도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재차 강조를 하고 구분 적용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서 노력을 하겠다"며 "올해 최저임금 심의는 우리 경제의 엄중한 현실을 고려해서 이루어져야 된다. 현재와 같은 대내외 복합 위기 속에서는 위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익위원 측은 균형 있는 판단을 강조했다. 공익위원 간사인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장 직무대행은 "이럴 때일수록 최저임금 결정은 어느 한쪽의 입장만이 아니라 노동자의 생활 안정과 영세,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어려움 그리고 우리 경제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있는 판단이어야 한다"며 "국민이 납득할 합리적인 수준에서 신중하고 책임 있게 결론을 도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원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최저임금 결정은 어느 한쪽의 입장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면서 "서로의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하며 합리적 대안을 찾기 위해 끝까지 대화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위원회는 5월 중 전문위원회 심사와 현장 의견 청취를 거칠 계획이다. 제2차 전원회의는 오는 5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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