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4.5일제 실행 단계로…노동부, '워라밸+4.5' 수행기관 선정 착수

노동시간 단축 모델 확산 '시동'…시범 넘어 구조개편 신호탄 될까

ⓒ News1 김명섭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주4.5일 근무제'가 제도 논의를 넘어 현장 실행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임금 삭감 없이 실노동시간을 줄이는 '워라밸+4.5 프로젝트'의 본격 추진을 위해 수행기관 선정 절차에 착수했다. 제도 도입 기업을 직접 발굴·지원할 중간 플랫폼을 구축해, 노동시간 단축을 정책 실험이 아닌 구조 개편 과제로 끌고 가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30일 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2026년 워라밸+4.5 프로젝트 수행기관 모집 공고'를 내고, 주4.5일제 등 실노동시간 단축 제도의 현장 안착을 지원할 기관을 모집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노사 합의를 전제로 임금 감소 없이 노동시간을 줄여 운영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정부가 재정 지원과 컨설팅을 병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수행기관은 참여 기업 발굴부터 제도 설계 자문, 장려금 신청 지원, 우수 사례 확산까지 전 과정을 맡게 된다.

'시범' 넘어 '확산'…정부 주도 실노동시간 단축 실험

워라밸+4.5 프로젝트는 단순한 근무형태 변경 사업이 아니다. 실질적인 노동시간 단축을 이행하는 기업을 정책적으로 선별·지원함으로써 장시간 노동 구조를 단계적으로 바꾸겠다는 정부 정책의 일환이다.

지원 대상은 20인 이상 우선지원 대상기업이다. 참여 기업은 △노사 합의 △실노동시간 단축 계획 수립 △출·퇴근 관리 체계 구축 △임금 삭감 없는 운영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노동부는 도입 수준(전면·부분 도입)과 기업 규모(50인 이상·미만)에 따라 지원액을 차등화하고, 비수도권 기업이나 교대제 개편 기업 등에는 월 10만원의 가산 지원을 예고했다. 특히 주4.5일제 도입 이후 직전 3개월 대비 노동자 수가 증가한 기업에는 신규 채용 1인당 월 60만~80만원의 추가 지원을 연계한다. 노동시간 단축이 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장치다.

노동부는 총 17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8개 내외 수행기관을 선정할 계획이다. 수행기관은 단순한 사업 위탁기관이 아니라, 워라밸+4.5 프로젝트의 '현장 허브'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참여 기업 발굴·모집 △현장 방문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 수요 진단 △제도 도입 및 장려금 신청 전 과정 자문 △지역 노사민정 협력 기반 공론화 프로그램 운영 △우수 사례 발굴·확산까지 담당한다. 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 수행기관 간 협업 체계도 상시 구축해 정책 집행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주목할 점은 '단기 시범사업'에 그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인식이다. 지원 기간은 최대 1년이지만, 정부는 3개월 단위 성과 점검을 통해 실질적인 노동시간 단축 효과는 물론 고용 변화까지 함께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단순히 '하루 덜 일한다'는 상징을 넘어서, 생산성·고용·노사관계 전반의 변화를 검증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시범사업 예산 총 324억…김영훈 "연간 근로시간 1700시간대로↓"

정부는 올해 근로시간 단축 정책을 '시범 도입–제도 정비–사회적 대화'의 세 갈래로 추진할 방침이다. 2026년도 예산안에는 주4.5일제 도입을 뒷받침하기 위한 시범사업 예산 324억 원이 반영됐다. 구체적으로는 '워라밸+4.5 프로젝트' 시범사업과 주4.5일제 특화 컨설팅, 육아기 10시 출근제 지원 사업 등이 포함됐다.

정부가 주4.5일제 논의를 공식화한 배경에는 여전히 높은 한국의 노동시간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실노동시간은 1859시간으로, OECD 평균(1742시간)을 100시간 이상 웃돈다. 2018년 처음으로 2000시간 아래로 내려온 이후 감소 흐름은 이어지고 있지만, 주요 선진국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이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정부는 실노동시간 단축을 국정과제로 명시하고, 주4.5일제 도입을 통한 구조적 전환을 공식화하고 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도 최근 업무보고를 통해 "연간 근로시간을 1700시간대로 줄이기 위해 자율적인 주4.5일제 도입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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