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로 배추 수급 불안시 비축분 하루 100~250톤 공급

농식품부, 이상기후 따른 농축산물 수급 안정 대책 추진
한 통에 3만 원 넘긴 수박…"작황 양호, 조만간 수급 원활"

역대급 무더위와 이상고온이 작황과 어획량에 영향을 미치며 폭염에 따른 물가 상승을 뜻하는 '히트플레이션(폭염+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14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못골시장에 과일이 진열되어 있다. 2025.7.1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정부가 이상기후로 여름철 배추 수급이 불안정해질 경우, 비축 배추 물량을 시장에 하루 100~250톤씩 방출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월 하순부터 폭염, 집중호우 등 기상여건에 따라 농축산물 수급 상황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판단, 소비자 부담 완화와 농축산물 수급 안정을 위한 이 같은 대책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여름철은 연중 농산물 가격이 가장 높은 시기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무더위가 일찍 시작되면서 수박, 배추와 같은 일부 품목의 가격이 예년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는 여름배추의 생산량이 감소할 경우 정부가용물량 35만 5000톤을 도매시장 등에 탄력적으로 공급하고, 예비묘 250만 주를 확보해 필요시 재배에 투입할 계획이다. 집중호우·폭염·가뭄에 대비해 관·배수시설을 정비하고 방제 약제도 지원한다.

만약 생산량이 줄어들면 정부 가용 물량 3만 5500톤을 하루 100∼250톤씩 도매시장 등에 탄력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 방출량은 가락시장 일평균 반입량의 25∼50% 수준이다.

수박은 폭염에 따른 수요 증가와 5~6월 일조시간 감소에 따른 출하 지연으로 현재 가격이 올랐지만 점차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봤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수박 한 통의 평균 소매 가격은 전통시장에서 3만 327원으로 3만 원을 돌파했다.

전국 평균 수박 가격도 전날 2만 9816원을 기록, 3만 원을 목전에 둔 상황이다. 하지만 농정당국은 7월 하순부터는 작황이 양호한 강원 양구·경북 봉화·전북 고창 등에서 출하가 확대하고, 2기작 수박도 출하가 시작되며 수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선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과채관측팀장은 "이번 주 기온이 내려가며 수요가 다소 줄어들고, 양구·봉화 등 지역에서 출하량도 늘어나고 있어 7월 하순에는 수급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과·배는 올해산이 안정적으로 공급 중이며, 복숭아·포도 등 2025년산 주요 과일도 생육 회복으로 공급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감자는 현재 전체 생산량의 65%를 차지하는 노지봄감자가 유통 중이며, 생산량은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평년보다 2% 늘어 수급에 큰 차질은 없다. 다만 고랭지감자는 재배면적이 6.8% 줄고 가뭄으로 생육이 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관수시설을 총동원해 생육을 회복하고, 가격안정제 물량 1만 2000톤을 시장에 공급해 수급을 조절할 계획이다. 또한 수입권 공매 3만 2000톤을 실시해 유통업체 확보를 지원할 방침이다.

축산물의 경우, 고온에 취약한 가금류를 중심으로 일부 피해가 발생했지만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는 수준이다. 14일 기준 폭염 피해는 육계 약 42만 8000마리(전체 사육규모의 0.6%), 산란계 약 3만 8000마리(0.04%)로 집계됐다.

복날을 앞두고 수요가 늘고 있는 닭고기는 전·평년 수준의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는 국내 닭고기 공급 확대를 위해 6월부터 육계 병아리 입식량(3.6%↑)을 늘리고, 종계의 생산주령도 연장했다.

브라질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공급 차질 우려가 있었던 수입 닭고기도 이번 주부터 태국산 추가 확보분인 약 4000톤이 순차적으로 국내에 공급되고 8월 중순부터는 브라질산이 정상 공급돼 수급이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농식품부는 여름철 농축산물 소비 증가에 대응해 8월 6일까지 전국 1만 2000개 마트에서 최대 40%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전통시장 130곳에서는 8월 4~9일까지 100억 원 규모의 현장 환급행사를 연다. 이와 함께 라면, 김치, 삼계탕 등 가공식품을 최대 50% 할인하고, 공공배달앱 이용 시 2만 원 이상 3회 주문하면 1만 원 상당의 할인쿠폰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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