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DMZ 폭발 '北 매설' 결론…"사과하고 지뢰 즉시 제거하라"(종합)
합참 "北이 매설한 수지반보병지뢰가 사고 원인…사과 요구"
국경선 요새화, 2년 내 완료될 듯…지뢰 제거·MDL 합의 등 단계적 조치 검토
- 김예원 기자,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한상희 기자 = 군이 지난 21일 서부전선에서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폭발 사고의 원인을 두고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매설한 수지(플라스틱)반(反)보병지뢰'라고 최종 판단했다.
군은 북한에 사과 및 매설 지뢰 제거를 요구하는 한편, 향후 지뢰 제거 작전을 이어가며 필요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권대원 합동참모본부(합참) 차장은 5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유엔사 공동 현장조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합동 현장조사 태스크포스(TF)는 지난달 26~29일 유엔사와 공동으로 현장을 조사했다. 이들은 공병 진술과 주변 지형, 기상, 폭발 지점 간격 등을 고려할 때 최소 4발의 수지반보병지뢰가 매설됐을 것으로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폭발을 일으킨 지뢰 2발과 장병들이 철수 과정에서 목격했다고 진술한 미폭발 지뢰 1발, 우리 군이 지난 29일 사고 지점에 접근하던 중 발견한 지뢰 1발이다.
합참은 부상자에게서 나온 파편과 과거 집중호우 때 임진강 일대에서 수거한 북한군 수지반보병지뢰를 국과수에 비교 감정 의뢰한 결과, 파편의 성분이 해당 지뢰의 갈색 본체와 동일한 것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부상자의 방탄 헬멧과 방탄조끼, 전투복 하의 등에서 공통적으로 북한군이 지뢰에 사용하는 TNT 성분이 검출됐다.
미폭발 지뢰를 목격한 인원이 합참이 보여준 다른 북한군 수지반보병지뢰가 자신이 목격한 지뢰와 유사하다고 진술한 것도 이번 폭발이 북한군의 지뢰에 의한 것임을 뒷받침한다.
합참과 유엔사는 해당 지뢰가 유실돼 떠내려온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매설된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합참 관계자는 "유엔사도 현장에서 누가 인위적으로 위치시킨 것 같고, 최소 12개월은 넘은 것 같다고 했다"며 "우리 공병들도 5~10㎝, 마지막 식별 지뢰는 3㎝ 매설됐다고 했고 풀이 엉켜 있는 모양을 봤을 때 매설 시점이 1년은 더 된 것 아닌가 평가했다"고 했다.
합참과 유엔사는 폭발 지점 2곳과 수지반보병지뢰가 발견된 1곳 등 총 3개 지점을 공통으로 식별했다. GPS로 위치를 확인한 결과 세 지점 모두 MDL 이남 10여m로 확인돼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합참은 유엔사의 대북 통지 후 북한 측에 경고방송을 실시하는 등 관련 절차를 밟아 해당 지뢰지대를 낮 12시 51분쯤 제거 완료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이 공사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DMZ 북측에선 많은 폭음 소리가 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거 작전 수행 시) 폭발 지점을 관측하는 모습은 보였으나 특이 동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권대원 합참 차장은 "우리 군은 북한이 지금이라도 이번 지뢰 폭발로 부상당한 우리 장병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며 "또 북한이 정전협정을 위반하여 설치한 지뢰들을 즉시 제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MDL 이남에 설치한 지뢰지대를 자발적으로 제거하지 않는다면 우리 군이 MDL 이남에 설치된 지뢰 제거 작전을 지속해서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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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은 이날 북한군의 MDL 근접 지역 작업 동향도 공개했다. 김성윤 합참 정보분석처장은 "2024년 4월부터 MDL 근접 지역에서 불모지 및 지뢰지대 구축, 전술도로 및 철조망 설치 등 적대적 두 국가 관계 고착을 위해 소위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개시했다"며 "지난해 3월부터는 MDL 전 구간으로 작업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북한군의 MDL 근접 작업 개시 이후 식별된 MDL 침범은 2024년 9회, 지난해 17회, 올해 50여 회라고 합참은 밝혔다. 우리 군은 북한군이 MDL에 접근하면 경고방송을 하고, 침범하면 경고방송과 경고사격 등 규정된 절차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MDL 250㎞를 기준으로 불모지 조성은 마무리 단계이나 철책과 지뢰지대 및 전술도로는 40~60% 수준으로, 향후 2년 이내 완료될 것"이라며 "올해는 일평균 최대 7000여 명을 투입한 가운데 지뢰지대 및 철책 설치 위주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번 지뢰 제거 작전을 시작으로 MDL 협의 등 단계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발표에서도 한국군과 유엔사가 적용하는 MDL과 기존 표지판을 연결한 선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구간이 있으며, 유엔사와 MDL 기준선을 일치시키기 위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완료한 지뢰 제거 작전을 포함해 대응 조치가 외부로 공개될 경우 북한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될 수 있고, 이는 작전상 보안 사항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설명은 삼갔다.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이 필요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해 나갈 것이고, 그것 또한 하나의 작전이라고 말씀하셨다"며 "미확인 지뢰지대 제거 역시 필요한 대응 조치 중 하나이며, 추후 진행할 조치에 대해서도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서부전선뿐만 아니라 동부전선 MDL 이남을 침범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합참 관계자는 "앞으로 확인이 필요한 지역이 한 군데 있는 건 맞다"면서도 "해당 지역도 (동부전선이 있는) 21사단은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서부전선(25사단)뿐만 아니라 동부전선(21사단) 등 전방 여러 곳에서 MDL 이남을 침범해 철책선 등을 설치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에 추가로 군사회담을 제안한 것이 있느냐는 질의에 국방부 관계자는 "아시다시피 지난해 11월 제안한 이후로 아무런 반응은 없었고, 그 이후로도 추가적 제안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폭발 사고를 가리켜 '불의의 사고'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해 군 당국의 입장을 묻자 "대통령 말씀을 우리가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다양한 조치를 진행할 것이고 MDL 이남에 넘어온 지뢰를 제거하는 게 시작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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