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북미대화 불씨…李 "물밑 조율 중" '한국 패싱' 우려 일축

李 "트럼프 대화 원해…북미대화 가능하도록 사전 조정 작업 계속"
김여정 연이틀 '핵보유국' 못박았지만 트럼프 직접 비난·대화 거부는 피해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9.18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간 연내 회담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정부가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사전 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연일 핵보유국 지위를 강조하면서도 북미대화 자체를 거부하지 않는 가운데, 연내 북미 정상외교 재개의 불씨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연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성사될지는 단정할 수 없다"면서도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원하고 있고, 저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를 권하고 있다"며 "북미대화가 가능할 수 있도록 우리는 사전 조정 작업을 나름대로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과 미국의 대화가 재개되는 것이 남북 간 대화가 재개되는 것보다는 훨씬 쉽고, 또 그것이 남북대화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북미 간 톱다운 대화가 재개될 경우 한국이 협상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이른바 '한국 패싱' 우려에 선을 긋고, 정부가 물밑에서 대화 여건을 조성하고 있음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역할이 겉으로 드러나는 데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우리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고 비록 생색이 안 나더라도 실질적인 성과 개선의 결과가 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일지라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여정은 '핵보유국' 못박고…비건은 북미 정상외교 가능성 주목

북한은 대화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차단하지 않으면서도 향후 협상의 문턱은 높이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부장은 연이틀 담화를 통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가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미국 주도의 군사훈련을 강하게 비난했다.

다만 김 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거나 북미대화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화의 문을 닫기보다는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미국의 군사적 압박 중단 등을 향후 협상의 전제로 선점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1기 당시 북미 협상을 이끌었던 스티븐 비건 전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최근 북미 정상외교가 다시 가동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총비서와 직접 만나려는 의지가 있는 만큼 정상 간 정치적 결단이 북미관계를 움직일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결국 관건은 미국의 비핵화 원칙과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 요구 사이에서 대화를 시작할 접점을 마련할 수 있느냐다. 이날 밤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회담에서도 북미대화 재개 여건과 이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