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韓과 통화 요청…조현 "호르무즈 파병 결정된 것 없다" 설명(종합)

이란과 싸우는 美의 파병 요구 속…두 달 반 만에 통화
조현 "호르무즈 자유통항 보장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지속 동참"

조현 외교부 장관과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Seyyed Abbas Araghchi) 이란 외교부 장관.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26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이란과 전쟁 중인 미국이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파병을 포함한 '기여' 확대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이 11일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이번 통화는 이란 측의 요청에 따라 진행됐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한국의 파병 가능성에 공개 경고까지 내놨던 이란이 직접 우리 입장을 확인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장관은 파병 여부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는 정부의 기존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아락치 장관에게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모든 선박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항이 보장돼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라며 "정부는 호르무즈 내 자유 통항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지속 동참해 왔다"라고 강조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외교부는 이란 측에서 어떤 것을 질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번 통화가 이란 측의 요청에 따라 진행됐다는 점에서 이란도 한국 정부에 파병과 관련한 명확한 요구사항이나 입장을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민 보호와 경제적 이익 수호,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항행 회복과 중동의 평화·안정을 위한 실질적인 기여 방안을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조 장관이 '호르무즈 내 자유 통항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언급한 것을 두고, 이란 측에 한국이 미국에 지나치게 경도돼 있지 않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한다.

두 장관은 이 밖에도 최근 중동 정세와 한·이란 관계, 재외국민 보호 문제 등을 논의했다.

조 장관은 최근 중동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역내에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정이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락치 장관은 현재 중동 상황에 대한 이란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외교부는 "두 장관은 중동 정세와 양국 관계 현안에 관해 양자 및 다자 계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양국 외교장관의 통화는 지난 6월 26일 이후 약 두 달 반 만이다.

앞서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어로 '위험한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글을 올리고,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 작전에 참여하면 미국의 이란 공격을 직접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