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홍수로 고립된 우리 국민 9명 구조…실종 9명 수색은 답보(종합2보)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10명 중 9명 구조·후송…나머지 1명도 곧 이동
정부, 신속대응팀 급파…현지 상황 파악 후 '긴급구호대' 파견 예정

참혹한 홍수로 진흙에 뒤덮인 네팔 누와코트 지역 트리슐리에서 27일 한 남성이 자신의 소지품을 건져내고 있다. 2026.08.27 ⓒ 로이터=뉴스1

(서울·인천공항=뉴스1) 한상희 한재준 김예슬 윤주현 기자 =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홍수로 고립됐던 우리 국민 10명 중 9명이 27일 구조·후송돼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했다. 나머지 1명의 국민도 곧 후송될 예정이다. 하지만 실종된 우리 국민 9명에 대한 수색 및 구조 작업은 답보 상태다.

외교부는 이날 "고립됐던 우리 국민 10명 중 9명의 후송이 완료됐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파견된 두산에너빌리티(034020) 소속 직원으로, 네팔군 헬기로 인근 군부대로 후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28일 수도 카트만두로 이동할 예정이다.

아직 현장에 남은 1명은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현장소장으로, 현지에서 이들의 신변 안전 문제 등을 확인하기 위해 파견된 주네팔대사관 소속 직원 2명과 함께 곧 후송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현장소장은 네팔인 등 외국인 직원 15명이 모두 후송된 뒤 이동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0명의 두산 측 직원들은 홍수로 인해 네팔인 등 외국인 직원 200여 명과 함께 고립됐으나, 비교적 안전한 지역에서 구조를 기다려 왔다. 이들은 사고 발생 당시 현지인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 및 숙소에 머물고 있었는데, 이곳은 홍수가 난 하천으로부터 다소 떨어져 있고 지대가 높아 무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실종된 9명은 사고 지점과 가깝고 지대가 낮은 한국인 직원 사무실 및 숙소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지역은 도로·교량과 통신시설이 유실되고 지형도 험준해 현재 네팔 군·경만 제한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야간 수색도 불가능해 수색 및 구조 작업은 수월하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다.

정부, 신속대응팀 파견…현지 상황 점검 후 '긴급구호대' 파견 예상

정부는 사고 발생 하루만인 이날 외교부·경찰청·소방청으로 구성된 정부합동 신속대응팀을 현지로 급파했다.

임상우 외교부 재외국민보호·영사담당 정부대표를 단장으로 한 11명의 대응팀은 이날 오후 1시 4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했다. 이들은 홍콩을 경유해 현지시간 오후 9시 45분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해 사고 현장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이날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네팔 현지에서 우리 국민들에 대한 신속하고 안전한 수색과 구조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네팔 정부 당국자와도 접촉해 한국인 피해자에 대한 특별한 협조를 요청하고, 필요시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파견을 위한 상황 파악 및 네팔 당국과의 소통도 할 예정이다.

KDRT는 대규모 해외재난 발생 시 피해국의 요청에 따라 우리 정부가 파견하는 대한민국의 국가 차원의 해외긴급구호 조직이다. 구호대는 의료 구호, 긴급 구호 및 조기 복구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통상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KOICA)이 사무국 역할을 맡고, 외교부, 소방청·중앙119구조본부, 국립중앙의료원,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등 여러 관계기관이 참여해 구조단을 구성한다.

지난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 현장을 시작으로 구조대는 지난 18년간 여러 재난 현장에 파견돼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 2015년 네팔 대지진 당시에도 현장에 파견돼 구조·구호 활동을 펼친 바 있다.

아울러 정부는 국제기구를 통해 네팔에 100만 달러의 인도적 지원도 할 예정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시시르 커날 네팔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이 같은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며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네팔 국민과 유가족에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네팔 홍수 대응 긴급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8.27 ⓒ 뉴스1 이재명 기자
李 대통령, 외교부 찾아 긴급회의 주재…"국민 생명 지키는 일엔 '과잉 대응'이란 말 불성립"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예정됐던 수석·보좌관회의를 미루고 외교부 청사를 직접 찾아 이번 사태 대응을 위한 긴급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네팔 홍수 관련 우리 국민 피해 상황 대응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는 과잉 대응은 없다는 각오로 모두가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서 최선을 다해 달라"라고 주문했다.

이어 "외교부를 중심으로 관계부처, 현지 대사관, 현재 이동 중인 신속대응팀, 현지 우리 기업까지 가용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달라"며 "네팔 정부와 모든 외교 채널을 가동해 수색과 구조에 필요한 자원이 투입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의해 달라"라고 지시했다.

조 장관도 커날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우리 국민 수색·구조를 위한 네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외교부는 네팔 정부의 최고위급에 우리 측 요청이 신속하게 전달되도록 하기 위해 장관 간 통화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