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가 불침번 대체한다…예고 없는 '병영 불시점검'도 제한
대대장급 이상 지휘관이 미운용 판단…야간근무 줄어들 듯
생활관 수시점검은 사전 예고 전제…체력단련은 별도 일과로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앞으로 폐쇄회로(CC)TV 등 대체 확인체계가 갖춰지는 군부대에서는 병사들이 야간에 불침번 근무를 서지 않을 수 있게 된다. 장병의 사생활과 휴식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예고 없는 병영생활 수시점검도 제한된다.
23일 정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부대관리훈령' 일부개정안을 오는 8월 10일까지 행정예고했다.
불침번은 당직사관의 지시를 받아 생활관이나 건물 내부 등을 살피는 야간 근무다. 출입자 감시와 화재·도난 예방, 장병 위생 상태 확인 등을 목적으로 한다.
현행 훈령은 불침번을 통상 2인 1조로 편성하도록 규정한다. 한 차례 근무시간은 1시간 이상 2시간 이하가 원칙이며, 저녁점호 직후부터 다음 날 기상 때까지 생활관이나 지휘관이 정한 장소에서 근무한다.
개정안은 부대의 임무와 상황, 여건을 고려해 불침번을 운영하지 않을 수 있는 근거를 신설했다. 경계작전용 또는 부대관리용 CCTV와 순찰 등 대체 확인체계를 통해 불침번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대대장급 이상 지휘관이 불침번 미운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CCTV로 생활관이나 건물 주변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별도의 순찰체계까지 갖춘 부대라면, 취침 중인 병사들을 순번대로 깨워 불침번에 투입하지 않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국방부는 과학화 경계작전과 부대관리용 CCTV 등 대체수단과 확인체계를 마련한 부대에 불침번 운용 판단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훈령을 개정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부대는 이미 CCTV를 활용해 불침번을 없앤 사례가 있다. 육군 23경비여단은 지난해 생활관과 사무실, 공용공간이 층별로 뒤섞여 있던 병영시설을 재배치하는 '공간력 혁신' 작업을 진행했다.
이전에는 중대별 생활공간이 서로 다른 층에 있어 층마다 불침번을 운용해야 했지만, 공간 개선 이후 생활공간을 2층에 집중하고 CCTV를 설치했다. 육군은 이 CCTV가 불침번 임무를 대신하면서 불침번 제도 자체를 없앴다고 설명했다.
다만 모든 군부대에서 불침번을 일괄 폐지할 예정인 것은 아니다. CCTV와 순찰 등 기존 불침번의 역할을 실질적으로 대신할 수 있는지를 부대별로 판단해야 한다. 대체 확인체계가 충분하지 않거나 부대 임무와 경계 여건상 불침번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기존처럼 근무를 운용할 수 있다.
훈령 개정안에는 병영생활지도 방식 변경 내용도 담겼다. 병영생활지도는 규정 이행 여부와 교육 정도, 병기·장비·비품 및 보급품의 보존 상태, 명령·지시의 숙지와 실행 상태 등을 확인하는 점검이다.
현행 훈령은 수시점검을 사전에 예고하거나 예고 없이 불시에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개정안은 이를 '사전 예고를 전제로' 실시하도록 바꿨다. 이에 따라 지휘관이나 지휘관이 지명한 간부, 당직근무자가 병영생활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더라도 장병들에게 점검 사실을 미리 알려야 한다.
국방부는 사전 예고 없는 병영생활지도가 장병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휴식권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개정 이유로 제시했다.
아울러 개정안은 체력단련시간을 오후과업에서 분리해 별도의 일과로 명시했다. 현행 일과는 기상·점호·국기 게양 및 강하·식사·오전과업·오후과업·자율활동시간·취침 등으로 구분돼 있다.
개정안은 여기에 체력단련시간을 독립된 일과로 추가했다. 지휘관은 부대 임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한 일과표에 명시된 체력단련시간과 자율활동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국방부는 체력단련시간이 오후과업의 일부인 선택과업으로 인식되는 문제를 개선하고, 개인 체력과 부대 전투력에 직결되는 필수 일과라는 인식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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