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공군 이전의 쟁점…'분산 배치로 조기 이전' vs '체계적 접근해야'

반도체 클러스터로 '조종사의 요람' 1전투비행단 이전 불가피
새 군공항 부지인 무안 이전 시점도 주목…청와대는 '기능 분산'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SK하이닉스 AI반도체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6.30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광주 군 공항이 결정되면서 클러스터의 조기 착공 여부는 결국 공군 제1전투비행단(1전비)의 이전 시점에 달렸다는 관측이 8일 제기된다. 정부는 광주 군 공항을 전남 무안 일대로 이전할 계획인데, 새 군 공항이 완성될 때까지 1전비 예하 부대들이 머물 공간을 확보하는 문제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무안 군 공항 건설 전 클러스터의 착공을 위해 1전비의 기능을 여러 공군기지로 분산하는 '소산'(疏散)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군 안팎에서는 1전비가 보유한 훈련기 분산 배치에 따라 발생하는 비행 훈련 공백, 군인 및 가족들의 거주 문제, 장비 및 물자 격납 소요 등을 모두 고려해 보다 체계적인 이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에 따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광주 군 공항은 826만㎡(250만 평) 규모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4월 광주 군 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로 전남 무안군 망운면 일대를 선정하고 지난달 처음으로 이전 부지 선정위원회를 개최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무안군 등과 이전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전 후보지 심사와 무안군 주민투표·공청회, 무안군의 유치신청을 거쳐 이전 부지로 최종 확정되는 등 절차가 남아 있다.

반도체 공장 건설은 지난 1월 시행된 '군 공항 이전·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신공항을 건설해 정부에 기부하고, 국방부가 지자체에 광주 군 공항 부지를 양여해 반도체 공장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무안군은 새 군 공항 건설을 위해 △광주 민간 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 △정부와 전남광주시의 1조 원 규모 지원 △국가 인센티브 등을 먼저 이행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이견이 크진 않지만 조정할 부분은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클러스터의 조기 착공을 원하는 정부는 무안 군 공항 건설과 무관하게 일단 1전비 예하 부대를 다른 지역으로 분산하면 반도체 팹(공장)의 빠른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YTN과의 인터뷰에서 "절대적인 시간이 있으니 (관건은) 얼마나 빨리 무안에 (군 공항을) 새로 짓느냐다"라며 "지금 (광주) 군 공항에서 하는 훈련 소요를 여타 공군 기지로 얼마나 빨리 소산할 수 있냐. 소산 계획을 공군과 짜면 무안에 새로 (공항이) 건설되길 기다리지 않고 이 텀(기간)을 쓸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정부가 공군과 상의해 소산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며 "(토지는) 수용할 필요가 없다. 공항만 이전하거나 비행기를 다른 공항으로 소산하면 땅은 쓸 수 있다"라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군 내부에선 '일단 소산'이 자칫 1전비의 기능을 필요 이상으로 상실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투비행 조종사의 요람'으로 불리는 1전비는 T-50 계열 훈련기를 활용해 전투기 조종사를 양성하는 '리프트'(LIFT) 교육을 담당하는 곳이다. 리프트는 고등비행훈련을 마친 조종사들이 실전 전투기 탑승에 앞서 받는 주요 교육훈련이다.

군 안팎에서는 광주 군 공항의 조종사 교육 기능을 T-50 계열 운용 기지에 분산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예천의 16전투비행단, 원주 제8전투비행단, 수원 제10전투비행단 등이 대표적인 후보지로 언급되고 있다. 다만 1전비에서 소산될 비행대대를 한 곳에 모두 수용하기에는 격납 시설이 충분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그 때문에 광주 군 공항 부지 개발 문제로 인해 공군 조종사 훈련이 중단 혹은 파행되거나, 교육에 부실함이 생기면 곧 안보 공백으로 이어지는 아니냐는 우려가 군 내부에서 나온다. 아울러 조직의 분산이 '사실상의 해체'와 비슷한 효과로 이어지면 조직 기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전문가들은 광주 군 공항 부지 개발을 구상하기에 앞서 이곳에 배치된 공군 자산을 어떻게 재배치할 것인지를 먼저 확정·발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상용 서경대학교 군사학과 교수는 "1전비 예하 부대들을 어디로 보낼지부터 정하고 진행했어야 하는 일인데 궁극적인 목적만 먼저 던지고 그 이후는 목적에 맞춰 알아서 맞추라는 것 아닌가"라며 "항공기를 비롯해 교관, 정비 인력 등 사람이 함께 이동해야 하는데 이들에 대한 수용 방안도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당사자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짚었다.

최기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교수는 "정치권의 선거를 앞두고 정무적 판단에서 다소 급하게 반도체 정책이 나와 구체성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면서 "국방부에서 보유한 재활용 부지나 전국 비행단에 1전비 전력을 분산하는 등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