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서 바늘 찾기보다 어렵다"…림팩서 '잠수함 탐지' 실력 뽐낸 韓美[르포]

[림팩 2026] P-3 대비 음향 능력 2배 넘게 향상된 P-8 초계기로 연합훈련
韓美 소노부이, 1분 만에 잠수함 모의체 탐지 성공

2026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이 진행 중인 7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서 대한민국 해군 해상초계기 P-8A가 연합 대잠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은 임무통제콘솔 모습. (공동취재) 2026.7.8 ⓒ 뉴스1 김예원 기자

(호놀룰루=뉴스1) 김예원 기자

"소노부이 드랍! 나우 나우 나우!"

7일(현지시간) 오전 9시 54분, 하와이 호놀룰루의 진주만-히캄 합동기지 활주로를 박차고 오른 한국 해군의 대잠 초계기 '포세이돈' P-8이 인근 해상을 향해 날아올랐다. 동시에 또 다른 작전 구역에서는 미국의 P-8이 이륙하며 한미 연합 대잠전(잠수함 탐색 및 방어)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작전은 미국의 P-8이 잠수함의 기동을 그대로 모사하는 '잠수함 모의체'를 한국과 미국의 작전 예상 구역에 각각 하나씩 떨어뜨리면서 시작됐다. 이 모의체는 실제 잠수함처럼 은밀히 기동한다. 한미 초계기들의 목표는 이 모의체를 해상초계기를 통해 탐지한 뒤 표적 산출, 기동 차단, 가상 공격까지 수행하는 것이다.

두 초계기는 날아오르자마자 즉각 데이터 연동을 실시, 한미 간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상호 운용성을 높이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서로의 위치 등을 포함한 실시간 전술 상황, 위치 등을 교환하며 효율이 높은 잠수함 탐지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2026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이 진행 중인 7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서 이륙한 대한민국 해군 해상초계기 P-8A가 연합 대잠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은 수중음파 탐지부표(sonobuoy)를 장착하는 모습. (공동취재) 2026.7.8 ⓒ 뉴스1 김예원 기자

한미는 잠수함의 예상 활동 구역을 그리며 음파탐지기(소나) 및 레이더 등을 동원해 탐색 범위를 좁혔다. 이후 잠수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구역에 소노부이를 투하했다. 소노부이 투하 개수는 계절과 해역 상황, 잠수함의 최대 속력 등 작전 환경 및 잠수함 특성에 따라 조정된다. 상선 통행량이 많아 바닷속 소음이 심한 해안가의 경우, 통상적으로 보다 촘촘한 간격으로 소노부이를 투하한다.

우리 군 P-8이 순차적으로 투하한 총 4발의 소노부이는 해상에서 직사각형 모양의 대형을 이루며 탐지 활동을 시작했다. 미군 측은 총 9발의 소노부이를 투하해 탐색에 나섰다.

2026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이 진행 중인 7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서 이륙한 대한민국 해군 해상초계기 P-8A가 연합 대잠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은 회전식 소노부이 발사대(소노부이 런처). (공동취재) 2026.7.8 ⓒ 뉴스1 김예원 기자

한미의 소노부이 투입이 마무리된 지 불과 1분 뒤인 오전 10시 21분, 우리 군 P-8 내부 모니터에 얇은 작대기 모양의 음파 신호가 잡혔다. 이는 양국 초계기가 투하한 소노부이에서 발신된 전파 신호의 교차 범위 내에 잠수함이 들어왔다는 의미다. 실제 잠수함을 탐지할 때는 더욱 희미하게, 찰나의 순간 신호가 잡히는 경우가 많아 작전 수행 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고 한다.

해상에 투하된 소노부이가 수중 음향 신호를 포착해 P-8으로 송신하자, 음향 전술사가 이를 분석해 순식간에 가상 적 잠수함의 예상 위치와 침로를 산출해 냈다. 이번 림팩에서 개최된 한미 연합 대잠전은 오늘을 포함해 총 4번 진행됐는데, 우리 군은 앞선 세 차례의 훈련에서도 10발 내외의 소노부이로 1~2분 만에 잠수함 탐지에 성공하는 등 성과를 냈다.

P-8은 소노부이를 이용한 탐지 외에도 수십 킬로미터 거리의 표적을 고해상도로 촬영 및 탐지할 수 있는 디지털 전자광학(EO)/적외선(IR) 장비 및 감파적외선(SWIR) 등을 다각적으로 활용해 잠수함 추적을 시행한다. 특히 디젤연료 잠수함은 산소 공급이 필요할 때 안전한 부상을 위해 마스트(잠망경 혹은 레이더 등)를 위로 올려 주변을 정찰하는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치는데, P-8의 레이더는 그 마스트를 탐지해 잠항 중인 잠수함을 잡아낸다.

2026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이 진행 중인 7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서 대한민국 해군 해상초계기 P-8A가 연합 대잠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은 이륙 전 모습. (공동취재) 2026.7.8 ⓒ 뉴스1 김예원 기자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이라는 별명을 가진 P-8은 기존 초계기인 P-3 대비 탐지 센서 및 장비, 엔진 성능 등이 대폭 개선됐다고 평가받는다. P-8은 P-3 대비 음향 능력이 2배 정도 향상됐으며, 소노부이 적재량도 P-3 대비 1.5배가량 늘어나 최대 120여 발까지 탑재가 가능하다. 또 공중, 해상, 육상에서 수신되는 전자파들을 포착하는 전자기 탐지 수집(ESM) 범위도 크게 늘어났다.

P-8은 프로펠러 대신 터보팬 엔진을 장착해 최고속도를 시속 900㎞까지 낼 수 있다. 최대 400㎞ 이상 탐지가 가능한 최첨단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어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탐지에 최적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번 급유하면 2200㎞ 이상을 날 수 있고, 최대 10시간까지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한국은 2024년 P-8을 도입해 지난해 전력화 작업을 마치고 현재 총 6대의 P-8을 운용하고 있다.

이태희 P-8 파견대대장(중령)은 "넓은 망망대해에서 잠수함을 찾는 것은 흔히 '사막에서 바늘 찾기'에 비유된다"라면서도 "P-8의 성능은 전 세계 해상 초계기 중 최고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2026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이 진행 중인 7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서 이륙한 대한민국 해군 해상초계기 P-8A가 연합 대잠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은 수중음파탐지부표(sonobuoy)를 장착하는 모습. (공동취재)2026.7.8 ⓒ 뉴스1 김예원 기자

잠수함의 위치가 식별되자 우리 해군 측은 해상에 가상 수중 신호탄인 수중음파발생기(SUS)를 투하, 탐지한 잠수함에 부상을 요구하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잠수함이 부상하지 않자 우리 군은 해당 잠수함을 적으로 판단하고 즉각 모의 공격에 돌입했다.

P-8은 고도를 1000피트(약 300m) 내외로 하강해 무장 투하구로 경어뢰 MK-54 1발을 떨어뜨렸다. 작전이 끝난 시간은 오전 10시 55분쯤으로, 본격적인 탐지를 시작한 지 30분 내에 공격까지 성공적으로 임무가 완수된 셈이다.

2026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이 진행 중인 7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서 대한민국 해군 해상초계기 P-8A가 연합 대잠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은 임무통제콘솔 모습. (공동취재) 2026.7.8 ⓒ 뉴스1 김예원 기자

이날 훈련은 한미가 수행하는 총 4번의 한미연합대잠전 중 마지막 훈련이었다. 한미 해군은 다른 국가들과 함께 남은 기간에 다국가 대함전 훈련을 13회가량 추가로 수행하며 기량을 더 끌어올릴 예정이다. 여기엔 P-8을 비롯해 우리 해군의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 등 핵심 항공 전력이 참여해 연합 전술을 펼친다.

이 중령은 "이번 잠수함 모의체 탐지 훈련은 한미 P-8 간의 협력을 통해 잠수함을 탐지, 식별하는 훈련으로 양국 간의 상호운용성과 연합작전 능력을 강화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최신예 비행 플랫폼과 고도화된 전술 능력을 바탕으로 해양에서의 어떤 위협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더욱 갖춰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