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국방비 55% 나토시장 공략"…K-방산 유럽 진출, 득과 실은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나토 정상회의 앞 K-방산 기회·과제 짚어
유럽시장은 '기회'…우크라 지원·나토 안보 관여는 '부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로고가 새겨진 깃발.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첫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K-방산의 유럽 진출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협력이 깊어질수록 한국이 우크라이나 지원 등 유럽-대서양 안보 문제에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5일 제기됐다.

이 대통령은 오는 7~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청와대는 이번 참석에 대해 "세계 국방비의 55%를 차지하는 최대 방산시장인 나토 동맹국들을 상대로 방산 협력을 본격 추진한다는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가정보원 유관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이수형 고문은 지난 2일 발간한 이슈브리프에서 이번 나토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를 짚고, 한국의 방산 협력 확대 가능성과 이에 따른 안보 부담을 분석했다.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늘리고 무기 생산 역량을 키우는 흐름은 한국 방산업계에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그만큼 한국이 유럽 안보 문제에 더 깊이 얽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이번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를 △나토 회원국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5% 국방투자 약속 △방위산업 역량 강화 △우크라이나 지원체계 강화 등 세 가지로 정리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 공식 행사 중 하나인 나토 방위산업포럼(NSDIF26)에 참석해 '공동의 가치, 더욱 강한 산업기반'을 주제로 한 세션에서 기조발언을 한다. 보고서는 이 포럼에서 나토 동맹국과 파트너국 관계자, 방산업계 인사들이 방산 생산능력 확충과 공동조달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봤다.

나토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억지력과 방어 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방산 투자를 늘리고 공급망도 넓혀왔다. 보고서는 "나토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으로 고갈된 비축량을 보충하고 우크라이나에 군사원조를 계속 보내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맞서 자위권을 지지하기 위해 방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이런 흐름이 유럽 방산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보고서는 "한국과 나토 유럽 동맹국들과의 안보 협력을 추진하는 방향은 나토 및 유럽 동맹국과의 방산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문제로 압축된다"며 "한국이 유럽 지역으로 방산 수출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를 확보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청와대도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내 방산 기업들이 나토 공급망에 진입할 제도적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나 "나토가 추진하는 다국적 협력 사업에 참여해 방산 협력 가능성을 높이려 한다"며 "나토 방문의 주안점은 방산 협력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방산 협력이 확대될수록 한국이 외교·안보적으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가능성도 커진다. 보고서는 "한국과 나토 및 유럽 동맹국 간 협력이 지속될 경우 한국이 점진적으로 유럽-대서양 안보 문제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는 한국이 마주할 주요 과제로 꼽았다. 보고서는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 및 군수장비 지원 문제가 한국이 직면할 가장 부담스러운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며 "한국이 유럽 방산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수록 유럽 동맹국들이 유럽 안보 문제에 대한 한국의 적극적 관여와 지지를 요구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한국이 유럽 동맹국과의 방위산업 협력 네트워크 구축 문제,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대한 전략적 입장, 중장기적인 나토 협력 의제와 범위 등에 관한 체계적인 내부 원칙을 설정하고 이를 일관되게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끝으로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한반도 평화공존'과 '글로벌 책임강국' 기조가 충돌하지 않도록 전략적 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는 국제사회에 책임 있게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하되, 한반도 평화공존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