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포천 예비군 사망 원인은 췌장염…훈련 열외 없이 자진 완수"(종합)

훈련 2개월 전 췌장염 발견 후 치료…"본인 의지로 열외 없이 훈련"
'드론 감시설' 주장은 사실 아냐…문진표 항목 추가 등 의료 대책 보완

최장식 육군참모차장(중장)이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포천 예비군 사망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7.2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경기 포천의 한 사단에서 동원예비군 훈련을 받다 숨진 20대 남성 A 씨의 사망 원인은 '폭염 속 강압 훈련'이 아니라 훈련 2개월 전부터 앓고 있던 '췌장염'인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훈련 전 건강검진표 작성 및 훈련 중 상태 확인 절차에서 신체적 이상이 없다고 답변하며 열외 없이 훈련을 이어왔지만, 부검 결과 그의 장기에서 대사성 병변이 발견되면서, 이 병이 악화한 것이 끝내 사망에 이른 이유인 것으로 조사됐다.

훈련 2개월 전 췌장염 발견 후 치료받았지만…본인 의지로 열외 없이 훈련

최장식 육군참모차장(중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유가족 입회하에 부검을 실시한 결과 사망의 원인은 고인이 훈련 입소 전부터 치료를 받고 있던 췌장염인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A 씨의 췌장 및 십이지장에선 대사성 병변이 발견됐으며, 이는 사망의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13일 경기 포천시의 모 사단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던 20대 남성 A 씨가 이날 오후 6시 56분쯤 저녁 식사 후 야간 훈련 장소로 이동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A 씨는 응급조치 후 119구급 차량을 통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그는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되는 쌍용훈련의 2일 차 일정을 소화 중이었으며, 작계 시행훈련(거점 점령)을 위해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 중장은 "민간 법의 자문기관 2개소에 의뢰해 췌장염이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다는 소견을 추가로 확인했다"라며 "동원예비군 훈련 중에 유명을 달리하신 예비군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육군의 설명을 종합하면, A 씨는 훈련 2개월 전인 올해 3월 췌장염에 걸려 민간 병원 진료를 받는 상황이었다. 군 당국에선 훈련에 참여하는 예비군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훈련 전 건강문진표를 작성하도록 하는데, A 씨는 만성질환 여부 등을 표기하는 항목에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훈령상 6개월 이상 장기 입원 치료를 받은 인원은 예비군 훈련 면제가 가능한 규정이 있지만, A 씨는 해당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군 관계자는 "문진표 외에도 훈련이 시작되기 전 A 씨에게 건강 상태를 확인했으나 이상이 없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라며 "(사망) 당일에도 거점 이동 전 건강에 이상이 있는 인원 13명을 열외 조치를 했지만, A 씨는 직접 이동하겠다는 의사를 표명, 훈련에 적극적으로 임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장에 있던 안전 통제 간부들은 A 씨에게 심폐소생술(CPR) 등 초동 조치를 취한 뒤, 군 응급환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A 씨의 상황을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와 119 구급대에 신고했다. A 씨는 오후 7시 20분쯤 군 구급차가 아닌 민간 119구급차로 이송됐는데, 육군은 민간 차량이 심정지 환자 처치에 필요한 전문 약물 및 장비를 더 적합하게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 씨는 출발 30분 뒤 병원에 도착했지만 끝내 숨졌다.

육군 예비군 훈련 자료 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이호윤 기자
"'드론 감시설' 주장은 사실 아냐…문진표 항목 보완 등 의료 대책 실시할 것"

A 씨의 사망이 알려진 뒤 일각에선 폭염 속 A 씨가 완전 무장을 하고 무리한 훈련을 받은 게 사망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한 유튜버는 사단장이 드론으로 훈련을 감시하면서 휴식 중인 예비군들에게 방탄모 착용 등을 지시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육군은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최 중장은 "당시 운용한 드론은 홍보 및 상황 조성용이었으며, 사단장은 다른 부대 현장 지도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라고 말했다. 최 중장은 다만 "이번 사고를 계기고 예비군 훈련 체계를 재점검하고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육군은 이번 사고 조사 결과 상급 부대 차원의 안전 활동 통합성 부족, 훈련 규모 확대에 따른 의무 지원 및 안전 통제가 미흡한 사실이 식별됐다며 보완 조처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건강검진 문진표 항목은 이번 사망 사고 발생 후 현 건강 상태뿐만 아니라 훈련 참가 가능 여부에 대한 개인 의사 확인이 가능하도록 7→13개로 늘렸으며, 7월 1일부터 현장에서 적용해 시행 중이다. 3개 사단에 시범 적용 중인 맞춤형 훈련 일정 조정도 성과 분석 후 점진적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 육군은 앞으로 대대급 규모의 예비군 훈련은 최소 하나 이상의 의료지원팀이 자리를 지키도록 해 안전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고, 인원이 부족할 경우 동원사령부 및 민간 자원과의 협약을 통해 의료 공백을 메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 과학화 예비군훈련장 구축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내부엔 편의시설 등이 포함된 라운지형 시설을 구축해 예비군들이 휴식 시간에 체력을 보충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절차상 미흡한 부분은 식별됐지만, 중대한 위법 사항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라며 "응급 부사관의 대처 적절성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포함해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