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훈풍 속 美 '희토류 동맹' 강화…정부 고민 깊어진다
'포지' 출범 미국발 공급망 블록화에 커지는 한국의 딜레마
美 요청 '한미 광물협력 MOU' 검토 중인 韓…'난제' 방증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 이후 한중관계 '훈풍'이 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이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을 위한 '무역 블록'을 창설에 힘을 실으면서 미중 사이에서 한국의 상황별 '전략적 선택'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4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는 워싱턴D.C.에서 열린 핵심광물 장관급 회의를 통해 핵심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협의체인 '포지'(FORGE·지전략적 자원협력 포럼)를 출범시켰다.
포지는 2022년 6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출범했던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를 이번에 재편한 것으로, '트럼프표 MSP'로 볼 수 있다.
MSP에 참여해 온 한국과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 등 17개 회원국은 이번에 자동으로 포지 참가국이 됐다. 미국은 현재 55개국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콕 집어 거론하진 않고 있지만, 결국 이러한 무역 블록은 중국 견제용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MSP 출범 당시에도 희토류, 리튬, 니켈 망간 등을 핵심광물 협력대상으로 설정하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참여국 간 협력을 모색해 왔다. 다만 대중 견제 수위를 두고서는 MSP보다 포지가 더욱 강력한 색채를 띨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많다.
한국의 경우, MSP 초창기 멤버로서 초기부터 우리의 목소리가 반영되게 노력해 왔다. 이에 MSP 출범 당시 한중관계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중국과 양자 간 공급망 협력도 동시에 모색할 수 있었다.
반면 트럼프의 포지는 MSP와는 조금 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MSP를 출범 시킬 당시에도 중국발 '희토류 무기화' 우려는 여전했다. 당시와 지금이 다른 게 있다면 '미국 우선주의'로 무장한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존재다. 트럼프호는 노골적인 중국 견제 구상의 참여 압박을 한국에 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의 희토류를 포함한 사실상의 핵심광물 수출통제 조치에 방산·반도체·베터리 등 산업 전반에 타격을 입은 바 있다. 고율의 관세를 주고받으며 파국 직전까지 갔다가 10월 경주에서 만나 극적으로 '무역 휴전'에 합의하고 관리 모드를 이어오고 있다.
오는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지난 4일 미중 정상이 통화를 가지며, 관련 분위기는 이어지는 듯하다. 다만 중국은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지 말 것을, 미국은 석유와 가스, 그리고 대두 등 농산물을 추가로 구매할 것을 요구했는데 언제든지 틀어질 여지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미중 갈등이 심화할 경우, 포지를 기반으로 한 '중국 옥죄기' 협의체가 중국의 보복 표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현재 포지와 별개로 유럽연합(EU) 및 일본 등과 함께 다른 다자협력 메커니즘을 추진하고 있고, 개별 국가들과 광물협력 관련 양자 차원의 업무협약(MOU)도 체결하고 있다.
미국은 MOU 체결을 한국에도 요청했는데 우리 외교부는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다자협력 메커니즘과 관련해선 아직 한국의 참여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무역 블록 확대 움직임은 한국으로선 중국과 충돌 지점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중국은 그간 한미일 3국 협력에 있어 한국을 '약한 고리'로 보고 압박을 이어왔다.
특히 한국으로선 미국과의 양자 차원의 광물협력 MOU는 동맹 차원의 협력도 고려해야 하고,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 설정도 봐야 하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이미 포지 등 블록화 움직임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사안을 예의주시하겠다는 기류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작은 규칙으로 국제 경제 무역 질서를 훼손하는 것을 반대한다"라고 밝혔다.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는 "한국으로선 (미국과 양자 차원의 MOU는) 일단 최대한 딜레이 시키면서 현재 미국과 걸려 있는 상호관세, 안보 사안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며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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