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셔틀외교 본격화…"韓, 중일 '조율자 역할' 여부 관전 포인트"
김숙현 전략연 책임연구위원 "日, 한중 정상회담 결과 관심 클 것"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13일 개최되는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 셔틀외교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가운데, 중일관계 악화 국면 속에서 한국이 역내 정세의 '조율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날 '한일 정상회담 관전 포인트와 의의' 보고서에서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취임 이후 급격히 냉각된 중일관계 속에서 열리는 중요한 외교 이벤트"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회담 장소로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이 선택된 데 대해 "나라현은 일본 고대사의 중심지이자 백제와의 교류가 활발했던 지역으로 역사적 유대성이 깊은 공간"이라며 "다카이치 총리의 출신지이자 아베 신조 전 총리 피격 사건이 발생한 장소라는 점에서 일본 정치권에 상징성이 크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담은 장소 선택 자체가 일본 국내를 향한 메시지와 외교적 메시지를 동시에 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의제 측면에서는 중일관계 악화에 대한 양국 간 인식 공유가 핵심 사안으로 꼽혔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중일 관계가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국빈 방중 결과와 한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한 일본 정부의 관심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라며 "중일관계에 한국이 직접 중재에 나설 수 있는 여지는 작지만, 중국 정부의 분위기나 정상 간 논의 내용은 공유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하지만 "한국이 중일관계에서 직접적인 '중재자'라기보다는 역내 정세를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면서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을 방문해 미일 정상회담 관련 자문을 얻었던 사례처럼, 이번에도 정보 공유와 외교적 조율자로서의 역할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일 양국 간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직접적 충돌 방식에서 벗어난 접근을 주문했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이재명 정부는 강제 징용이나 위안부 문제를 직접적으로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조해 왔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조세이 탄광'의 한일 피해자 유해 공동조사와 같은 인도적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9일 "이번 정상회담을 '조세이 탄광' 등 과거사 문제에서 한일 양국이 인도적 협력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조세이 탄광은 태평양 전쟁 때 130여 명의 조선인 노동자들이 강제 징용된 해저 탄광이다. 1942년 탄광이 무너지며 일본인 관리자를 포함해 180여 명이 수몰된 비극의 장소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이번 정상회담의 성격에 대해 "두 정상의 만남이 두 달 남짓한 간격으로 이뤄지는 만큼 단기간 내 새로운 공동선언을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공동선언보다는 지속적인 소통과 신뢰 축적을 통해 한일 관계 관리 방식이 전환되는 데 의미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셔틀외교를 통해 정상 간 신뢰를 차근차근 쌓아간다면 어렵고 민감한 사안도 해결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이 한일 셔틀외교의 실질적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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