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 "한반도는 美 인도·태평양 안보의 '핵심 기둥'"

'뒤집힌 지도' 이어 한반도 지정학적 중요성 재차 강조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12일(현지시간) 국방대학교에서 강연하고 있다.(주한미군 제공)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군 관계자 대상 강연에서 한국이 인도·태평양 안보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핵심 기둥'이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구사했는데, 미국이 인태지역에서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이전보다 더 높게 보게된 것이라는 해석이 15일 제기된다.

주한미군에 따르면 브런슨 사령관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방대학교에서 열린 강연에서 "한국은 미국 전략의 '번외편'이 아니다"라며 "한반도를 첫 장(first chapter)에 넣으면 이 지역의 기하학적 구조와 우리 동맹의 가치를 무시할 수 없게 된다"라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강연에서 한반도가 미국과 동맹국 전략의 핵심 기둥(central pillar)으로 간주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한반도를 '아시아 대륙과 태평양 사이의 경첩(hinge)'이라고 표현하며 "제1도련선 내부에 이미 배치된 미군과 동맹군이 갖는 이점이 상당하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1도련선은 중국의 태평양 구상에 따른 1차 해상 방어 경계선으로, 일본 오키나와-대만-필리핀-믈라카 해협을 연결하는 선이다.

그간 미국은 한미동맹을 설명하며 한국을 '핵심축'(Linchpin)으로 부르곤 했다. 브런슨 사령관이 이를 '핵심 기둥'으로 부른 구체적인 이유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대중 견제 등에 있어 미국이 주한미군의 역할을 중시하고, 인태지역에서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한국의 역할에도 더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브런슨 사령관은 특히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심화, 북한이 남한을 적대시하는 현 상황, 지역 위협의 증가 등에 대응해 한반도에 전진 배치된 주한미군의 존재와 '동맹 현대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브런슨 사령관은 또 강연에서 지도와 원근법, 기하학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을 중심에 두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런슨 사령관은 취임 이후 거듭 주한미군과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그는 지난달에는 '동쪽이 위를 향하도록 뒤집힌 지도'(East-Up Map)를 공개하며 "이 관점은 북한 미사일 고도화 등 국가를 넘나드는 여러 위협의 연결성을 시각화하고 한반도 근접성을 위험이 아닌 기회로 해석하도록 돕는다"라고 설명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