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스캠서 '노쇼 사기' 한국인 조직 적발…'코리아 전담반' 첫 성과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정부가 '스캠(사기) 범죄' 예방과 단속을 위해 캄보디아 현지에 구성한 '코리아 전담반'(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캄보디아-한국 공동 전담반)이 '노쇼 사기' 범죄 조직을 검거하는 첫 성과를 냈다.

국가정보원은 27일 캄보디아 당국과 공조해 지난 13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노쇼 스캠 범죄 조직의 근거지를 급습해 한국인 조직원 17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번 검거는 지난달 27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한-캄보디아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지난 10일 출범한 '코리아 전담반'의 첫 성과라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 조직은 한국인·외국인으로 구성됐으며, 올해 5월부터 국내 소상공인 1만 5000여 곳을 상대로 약 35억 원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범죄 방식은 '노쇼–대리구매' 수법으로 불린다. 이는 정부·공공기관 등을 사칭해 소상공인들에게 단체 회식이나 대규모 용역 계약을 제안한 뒤 이를 미끼로 다른 위장 업체에서 고가의 물품을 대리 구매하도록 요구하는 방식이다.

대량 주문 등을 예약해 신뢰를 쌓은 뒤 위조 공문서·명함을 보내고, 범죄 조직이 미리 만들어 놓은 위장 업체에서 고가의 물품을 대신 구매해 '미리 준비해 달라'는 식으로 송금을 유도하는 것이 이들의 범죄 수법이다. 이후 피해자가 위장 업체의 계좌로 비용을 입금하면 연락을 끊고 잠적한다.

범죄 수법이 언론 보도나 수사기관의 발표를 통해 알려질 때마다 이들은 사칭 기관을 '군부대'로 바꾸거나 폐기물 처리·방독면 구매 등 물품을 바꿔가며 소상공인들에게 지속적인 피해를 줬다.

국정원은 올해 7월부터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의 한 폐(廢) 카지노 일대에서 노쇼 스캠 조직이 왕성하게 활동 중인 정황을 포착하고 추적을 시작했다. 이후 캄보디아 내 조직의 거점과 한국 조직원의 신원 및 디지털 기록 등 추적 단서를 입수해 '보이스피싱 정부합동수사단'에 관련 정보를 지원하고 공조 수사를 진행했다.

보이스피싱 정부합동수사단은 국정원의 정보 지원 즉시 수사에 착수해 인터폴 수배 등 법적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어 코리아 전담반을 통해 수사 내용을 캄보디아 측과 실시간 공유하고, 캄보디아 경찰도 우호적으로 협조해 신속한 단속이 가능했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도 범행 대상이 될 우려가 있는 소상공인에게 사전에 연락해 주의를 당부하는 등 예방 노력도 병행했다.

국정원·경찰·보이스피싱 정부합동수사단은 "대통령실 주도로 초국가 범죄 대응을 위한 유관기관 간 공조 및 유기적인 협력이 이루어진 결과"라며 "앞으로도 '코리아 전담반'을 중심으로 캄보디아 경찰과 긴밀히 협력해 우리 국민을 노리는 초국가 범죄조직을 끝까지 추적·발본색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